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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목이 좀 그렇긴 한데요
남편이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데, 저는 아직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당황스러운게 둘이 너무 잘 지내다가도 아기 주제 나오면 남편이 갑자기 확 삐져요.
종종 남편의 갑작스러운 삐짐으로 싸우는데, 작년 말에 정말 심하게 싸웠고
대리모니 이혼이니 하다가 2-3년 후로 타협봤어요.
그런데 오늘 또 사이좋게 껴안고 있다가 '애기' 얘기가 나오자 급 삐졌어요.
제가 약속을 안지켰대요. 자기는 지금부터 갖고 싶대요.
우리 약속은...? 기억 못하나...?
뭔가 저는 삐진 아이 달래는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생각하는 남편이 지금 아이를 원하는 이유는 2가지 정도에요.
1. 지금 본인이 시간 여유가 있고 제가 없으면 심심해서.
우선 남편 본인이 지금 시간여유가 그나마 있을 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파트타임으로 재택근무 하다가 내년에 대학원에 갈 것 같은데, 아무래도 바빠질 것 같으니 차라리 아이를 낳고 가래요.
남편도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쓰는 전문직이고, 저도 덕분에 정말 둘이 하루종일 붙어있었어요.
그러다 이제 제가 나가려니 더 그러는 것 같아요. 제 분신이 있었으면 좋겠대요.
자기가 다 케어한다는데 음... 글쎄요. 남편이 그렇게 집안일을 꼼꼼히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2. 불임에 대한 걱정. 아이를 가질 시기라고 생각.
아무래도 주변에서 '원할 때 아이 가지려면 안가져진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서 그런가..
저는 이제 곧 30이고 남편은 30대 초중반인데,
30대 중반인 시누가 몇년간 노력했는데 불구하고 아직 결실을 못본걸 보고 좀 걱정하는 것 같아요. 저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원래부터 빨리 갖고 싶어하긴 했어요. 지금은 결혼 3년차 정도 되었는데 삐지는 강도가 더 세지네요..허허
2-1. (아 이건 좀 너무 추측이긴 한데) 새로운 도전
남편은 워낙 활동적인데다가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에요.
긴 공부도 무리없이 잘했고 취직도 잘 했고.. 자리도 잘 잡아가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뭔가 새로운 퀘스트를 찾나 싶기도 해요..
효율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뭔가 제가 지금 한가해(?) 보이니 빨리 낳고 클리어하고 싶은...
이럴 수도 있나요?!
제가 지금 낳기 싫은 이유는
1. 일
거창한 꿈이나 목표는 없지만 일을 하고 싶어요. 일하는게 힘들었지만 즐거웠거든요..
한동안 전업주부로 살아봤지만 그것도 힘들었어요.
일을 할때도 사람때문에 공황이 왔었지만 일을 안할 때도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일을 안하다가 시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게 알기 때문에, 돌아갈 곳을 남겨두고 낳고 싶어요.
대학원 다니는 중에 낳는 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따라가기 바쁜 초반부터 낳고 싶지 않아요..ㅠㅠ
2. 출산과 육아+a를 저의 정신적 물리적 체력으로 할 수 있을까..
저는 체력이 약해요. 쉽게 지쳐요. 사실 낳을 자신도 없어요..
근데 낳는다 쳐도 낳고 나면 누가 봐줄까요..ㅎㅎ
양가 부모님도 멀리 사시고 다 일하고 계시고요.
남편이 많이 한다고 해도 디테일은 제가 다 챙겨야할 것 같고.. 남편은 안해도 다 괜찮다 할 성격이고...
어느정도 포기를 하더라도 제 체력에 공부하면서 육아까지 가능할지 지금은 모르겠어요ㅠㅠ
사실 저도 요새는 예전보다 애 생각이 나기는 해요. 한 70%..? 물론 제 고통이 없다면요...ㅋㅋ
그래서 삐지는 거 보기 싫어 그냥 져주고 낳을까 싶다가도
남편이 성격 자체가 그래서
지금 제가 져준다하고 낳아줘도 육아하면 싸우고 삐질 일 엄청 많을 것 같은데 ㅋㅋ
참고로 남편은 아이, 애완동물 등을 적당히 잘 보지만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어요.
잘 돌보는 세심한 스타일도 딱히 아니구요. 그게 제일 걸렸어요.
이정도만 해도 믿을만 한가요..?
그리고 지금 이 갭을 어떻게 조정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