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하다 처음 글을 씁니다.
두달을 아파하던 우리 단지가 3년전 떠난 아리를 만나러 하늘로 갔습니다.
수술뒤 호흡곤란으로 이틀간 힘들어하더니 그제 오후에 숨을 거뒀습니다.
앞으로 5년은 더 함께할만큼 건강한 아이였는데...
3개월전 담낭 제거 수술하고 잘 회복되던중 한달만에 비장이
갑자기 3배로 커졌는데 이유를 모른채 두달간 신장과
빈혈치료만 하다가 월요일이 되어서야
비장 제거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3개월만에 또 배를 갈라야 한다는 말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숨쉬기 너무 힘들어해서 그냥 편히 보내줘야하나 고민하며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하니 비장과 장기가 붙어서 비장이 접혀서 커졌다고,
아마 담낭수술할때 잘못 건드려 상처가 나서 붙은것 같다고....
수술이 위험하지만 안하면 무조건 죽는다고해서 안락사 고민하다가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수술했는데 결국 더 힘들게 하고 보냈네요.
그냥 집에서 맛난거 먹이고 편하게 있다가 안락사 했으면
덜 아프고 갔을텐데 제 욕심에 우리단지 정말 힘들게 갔어요.
3년전 우리아리 떠나고 힘들때 단지가 있어서 빨리 이겨냈는데
이제는 단지마저 떠나고 혼자 어찌해야할지 눈물만 흐릅니다.
그래도 그만 아파하고 하루라도 빨리 떠나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13년을 함께해준 우리단지.
친구하나없는 낯선곳에서 살때 단지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어요.
단지는 든든한 첫째 딸이였어요.
담낭수술을 잘 했다면 지금은 제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있겠죠.
한달만 빨리 비장수술을 하자고 했으면 살수 있었을텐데
두달동안 몸이 너무 나빠져 수혈을 해야할 정도가 되어서야
비장수술을 해야한다네요. 한달만 빨리 결정했어도 살았을텐데...
원망도 들고 후회도 해보지만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네요.
그래도 단지가 혼자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아리를 만났겠죠.
둘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예전처럼 신나게 뛰어 놀거예요.
단지야, 아픈뒤로 제대로 못간 산책 나중에 엄마랑 꼭 다시 가자.
엄마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웠고 아프게 보내서 미안해.
아리랑 같이 신나게 뛰놀다가 나중에 엄마 마중 와줄래?
엄마가 아직은 단지 생각에 많이 울고 있지만
단지 얘기하며 웃는날이 올꺼야. 너무 걱정하지마.
밖에 비가 오네. 단지가 울어서 내리는건 아니겠지....
단지야 가끔 엄마꿈에 찾아와서 친구들이랑 어떻게 지내는지
뭘 먹었는지 얘기해주렴. 그럼 엄마가 행복할것 같아.
사랑하는 우리단지 다시 만날때까지 잘지내고 있어.
보고싶고 안고싶다 단지야....
사랑해....
-첫째딸 단지를 보내고 비오는 새벽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