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구요.

 

어쩌다보니 29살 늦은 나이에 연하인 여자친구랑 인생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상대가 너무 좋고 사랑스럽고 그런 감정은 없었으나(오히려 귀찮다는 생각이 더 들었죠 연애를 왜하나? 싶고),

 

1달정도 지내다 보니까 조금씩 여자친구에 대하여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6개월이 좀 넘은 관계입니다.

 

연애 4개월차까지는 인생에서 처음 겪는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느껴서 그냥 좋았고, 중간중간에 싸우는 것도 둘 중 하나가 갑을이 안되게 대화로 잘 조정하면서 그렇게 지내왔었습니다. 표현도 많이 했구요.

 

그런데 120일 130일 정도 지날 무렵부터 여자친구에 대해서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기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왜냐햐면 저와 여자친구의 관심사가 너무 달랐기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여자친구는 본인 인생에서 어떤 관심사가 없다시피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편지를 쓰면 편지 내용이 사랑한다 보고싶다밖에 없습니다. 편지 쓰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대화를 하면 항상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말은 퇴사하고 싶다. 자고 싶다. 그리고 종종 하는 말은 직장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감정표출이나 남에 대한 뒷담화. 롤에 대한 이야기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 끝맺음에는 사랑해 보고싶어. 이런 패턴으로 6개월이 지난 지금에까지도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그럼 저는 그것에 대한 말을 이어가곤 하는데 이어가면 자기가 그나마 관심있는 주제인데도 말을 길게 안합니다. 단순한 감정표현.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귀엽다. 일하러 가려니까 짜증난다 그런겁니다 항상.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뭘 이야기 하든 도통 관심이 없습니다... 일상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인간관계 혹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책에 대한 이야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 처세에 관한 이야기, 요세 이슈가 되는 이야기, 저에 대한 이야기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 등등 뭘해도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렇구나 아니면 그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말이 끊기거나 어쩔땐 대화 도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말?이라고 해야하나요. 말을 하고 있는데 아 머리아파 허리아파 혹은 배고파 지금 몇 시야? 이럽니다. 

 

지금에 와서는 저에 대한 사랑이 처음부터 없었다손 처도 사람 간에 대화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세상에 관심이 없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트도.... 데이트를 하면 맛집을 가거나 피시방을 가거나 모텔이나 호텔을 가거나 그게 끝입니다. 제가 무얼 더 하고 싶다고 하면 그래 좋을대로해 그러면서 그걸하고. 자기는 무얼 하고 싶냐고 제가 물어보면 생각을 안해봐서 모르겠다라고 합니다 이런 대답도 어언 몇 개월째 듣는군요.

 

그냥 뭐랄까 생각이라는 것은 머리가 아픈 것이다 나는 아무 생각도 안하겠다? 라는 건가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자 재밋지 않아? 식으로 여러가지를 던져보기도 하였고 자기는 자기 미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집에가면 뭐할꺼야 등등 물어보면 집에가서 뭐할지 모르겠어(이 말은 롤한다는 말입니다.) 다 모르겠답니다.

 

지금까지 적은게 정말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람이랑은 더 이상 만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것은 이런 사람이 변화할 수 잇는가? 혹은 혹시나 제가 사람보는 눈이 없어서 잘못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제가 무얼 잘못한 점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이 궁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