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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사이가 좋아요
그런데 가끔 제가 생각할 때 사소한 걸로 자꾸 화를 내요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어 예민해지기도 하고요
젊을 때 어떤 해외지역에서 몇년 살았는데
그 사람들에 대해서 뭔가 편견 섞인? 말을 했다고 갑자기 저한테 버러지라고 화내기도 하고요
정작 자기는 제가 부르지 말라는 가사로 개사해서 막 불러요 어릴 때 부터 불렀다고
근데 저는 그게 동양인 비하하는 말이라 안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웃음거리 만드는거다 라고 해도
자기는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불렀다고 절대 안고쳐요
오래 만났어요
결혼하고 나서 자리를 잡았구요
가족들과 친구들은 저보고 결혼 잘했다고 해요
멀쩡하고 정년보장되고 저한테 잘해주고 뭐 이런거요
어느정도 서로 가족들에게 이미지메이킹 도와주자 한것도 있구요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있어요
남편 가족들은 다들 잘 알고 있고 친정도 알아가는것같으니 남편이 불편해하더군요
평소에는 잘 지내고,
요즘은 재택근무 하면서 제가 일을 쉬어서 좋대요 안했으면 좋겠대요
그런데 싸우면 저보고 하는 일은 돈쓰는거밖에 없다 이러고, 말이 심한거 아니냐고 하면 팩트래요
살림살이 사는데도 그래요 커튼같은거 쓸데없다고
애초에 제가 그만둔 이유가 남편 직장 지역 때문에 맨날 그만두라고 난리치고 해서 버티고 버티다 그만뒀는데
이제와서는 제가 사내정치 못버텨서 그만둔거래요
제가 남편이 없었으면 그만 뒀을까요? 이직했겠죠.
약간 다툰 다음날
충전기에 핸드폰 꽂아뒀는데 충전 안됬다고 출근하고 저한테 전화해서 뭐라뭐라 해요
마치 제가 충전기에 뭔가 한것처럼요
나중에 제가 얘기하면 악의는 없었다고 하겠지만
저는 다짜고짜 전화해서 화내도 받아줘야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많은 분들이 직장 먼저 잡으라고 얘기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이젠 시도할 용기도 안나네요
구직사이트도 못들어가겠고 자격증 공부도 공부가 안돼요
자신감도 떨어지고 오늘은 정말 우울해요
저 대학 다닐 때도 계속 알바했고
졸업하고나서도 열심히 살았어요
한때 제가 하는 일도 자랑스러웠는데
결혼하고 나니 사람들이 보는 저의 업적 중 가장 잘한 일은 잘난 남편을 만난거에요
예전에 남편은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존재였어요
지금보다 어렸고 불안정했던 저에게 남편은 나름의 멘토였어요
결혼 전에 화내는 남편을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 순간 정말 결혼에 대해서 고민 많이 했어요
지금은
행복할 땐 아 결혼하길 잘했다 싶다가
이렇게 싸우면 아 이러다 이혼하려나 싶어요
옛날에 남편이랑 싸우고 자해충동을 느낀 적이 있어요
싸울 때마다 제 정신력이 바닥까지 내려가는 느낌이라
몇번 정신과 가서 우울증 공황장애 이런 것들 상담받았는데
남편 얘기는 못하겠는거에요
근데 솔직히 인정해야겠어요
행복은 본인이 만들어내야 하는 거라고 하지만
지금 우울함의 일부는 남편이 이유라는거
쓰면서 느끼네요
저는 일단 병원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직장도요
약먹고 있어서 피임은 하고 있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은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