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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가족을 괴롭혀왔던 아버지가 아파요.
게시물ID : gomin_17828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dlY
추천 : 7
조회수 : 106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0/08/16 22:12:37

아주 어릴 적부터 주먹으로 어머니 머리를 후려치고, 발로 밟고, 욕하고...

서너살 때부터 저 역시 같이 맞고, 어머니 맞는 거 말리다가 6~7살 때에 자식 주제에 감히 아버지 앞을 가로막았다고 베란다에서 밀어서 떨어뜨리려고 하고(어머니가 목숨 걸고 막아서 살았습니다), 심기 한번 거스르면 초저녁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세워두고 욕하고 소리지르고 때리고...

심지어 수능 1주일 전에도 그랬지요.

그러면서 바람도 피우고, 생활비도 거의 안 주고 바람핀 상간녀 집에 가져다 주고, 외갓집 친척들 욕하고 찾아가서 난장 피우고...

평생을 그래왔습니다.

 

저는 10대 중반부터 우울증 걸려서 여러번 자살을 시도했으나 어머니가 마음에 걸려서 결국 못했고요.

취업 준비하는 동안 기생충이니 버러지니 뭐 그런 말부터 시작해서 사람 취급도 못 받았고...

그렇게 살던 중에 취업을 했고 돈을 벌게 됐습니다.

 

어머니 모시고 나가 사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중증암 3기였고, 수술 후 계속 어머니가 간병하셨습니다. 저도 가끔씩 했지요...

 

아버지는 본인이 평생 건강할 줄 알았었나봐요. 쓰러지고 나서 계속 가족을 욕했습니다.

너희 때문에 내가 아픈 거다, 너희 다 죽이고 나도 죽일 거다...

울고 불며 2년 정도 더 간호했는데, 이제 말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더 불안해져서, 진통제를 xx시에 드셨으니 2시간 후에 드셔야 해요. 이런 말 한마디에도 물컵을 던지고 휴대폰을 내던지고 소리지르며 화를 냅니다.

그러다가 1분쯤 후에 미안하다고 통곡하고요... 2인실을 1인실처럼 사용 중인데 옆 환자실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올 정도예요.

이 일이 매일매일 반복됩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본인은 암 말기라는 것을 부정하며 자꾸 살고 싶어해요.

삶에 대한 욕망은 엄청난데, 암을 이겨낼 의지가 없어서 계속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합니다. 운동은 거의 안 하고요...

다리에 근육이 많이 빠져서 부축 없이 걷기 힘들어하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시다보니 어머니와 제가 부축하기가 어렵습니다.

간병인을 쓸 정도로 여유는 없고요..

거기에 더해 밤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통곡하며 가족들 욕을 합니다... 힘드네요.

 

정신 불안과 통증 때문에 호스피스 입원을 하려고 해도, 거기 가면 죽는다고 생각해서 완강히 거부합니다.

일반 병원에 계속 입원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진통제도 놓기 어려워해요. 이미 한계의 한계까지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어서...

병원에서는 더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계속 학대해 온 아버지를 2년 동안 간병하면서 저도 너무 많이 지쳤어요.

본인 입으로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하시지만 스스로 거동이 가능하기에 1년은 더 사실 것 같아요.

자식 된 입장으로 이런 말 하는 게 죄책감이 들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자살할 것 같습니다.

그보다도 어머니가 쓰러지실까봐 너무너무 두렵고 마음이 아파요.

 

저번에는 아버지에게 울면서 너무 힘들다고 했는데.. 너희들 사정은 알 필요 없고, 당장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귀에 안 들어온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로서 단 한번도 존경할 만한 행동을 한 적 없는 분인데 끝까지 이런 마음을 갖게 하시네요..

평생동안 괴롭힘 당해온 어머니는 무슨 죄이며, 저는 대체 무슨 죄일까요.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서 익명 게시판을 빌어 조금이나마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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