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묶어주던 황금줄이 끊어지다.
1931년에 영국이 금본위제를 정지하고 1933년 미국까지도 금태환을 정지함으로써 영국 헤게모니의 마지막 기둥이었던 금본위제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지금의 세계 패권국은 미국이지만 19세기는 영국의 세기였다. 그러면 언제 어떤 사건을 영국 쇠락의 증거로 볼 수 있을까? 많은 학자들이 1931년 영국의 금태환 정지를 내세운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브레턴우즈에서 미국이 영국의 패권을 계승한다.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경제는 해체되었고 1930년대에 들어서면 문명 전체가 전환을 겪게 된바, 이 둘 사이를 잇는 보이지 않는 고리는 바로 국제 금본위제의 붕괴였다. 이 요인의 결정적 중요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한다면 유럽이라는 기차를 파멸로 가는 철로 위에 올려놓은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또한 문명의 형식과 내용이 어쩌면 이렇게 취약한 것에 기반을 둘 수 있었는가라는 아연실색할 만한 사실에 대해서도 그것을 설명해줄 정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