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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을 했는데도 초상집 분위기...
게시물ID : gomin_17795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oZ
추천 : 17
조회수 : 193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20/04/25 00: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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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여자입니다. 얼마 전에 중견 면접 보고 오늘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공무원이 되길 바라십니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지금도 그래요.
전공 정할 때 저는 미술이 하고 싶었는데 그림쟁이는 돈 못 번다고 그렇게 설득을 하셔서 제가 한번 꺾었습니다.
성적은 좋아서 적당한 인문대 적당한 학과에 갔는데 역시 정을 못 붙였어요.

어차피 전공 살려 취업할 생각도 없고, 부모님도 원하시니 2년 정도 공무원 준비를 했습니다.
결과는 면접까지 가서 떨어졌습니다. 필기 점수가 아슬아슬하긴 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 2년 해서 안 되면 접자고 다짐도 했고, 면접은 형식이고 사실상 합격이겠거니, 기뻐하던 차에 현타도 세게 맞고 해서ㅎㅎ
공시는 접고 26살에 중소에 취직을 했네요. 여기는 1년 반 정도 다니다 회사 내분이 심해져 그만뒀습니다.

공부할 때는 얼른 일하고 싶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막상 일해보니 또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요.
공시 준비를 다시 시작하니까 부모님은 좋아하셨는데 음... 저는 책을 펴보고 이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엔 5문제 푸는데 1분으로 충분했다면 지금은 10분이 걸리는 느낌? 집중력이 달라요.

잠깐 하는 시늉만 하다가 그냥 취업 준비했습니다. 이력서도 다듬고 자격증도 따고...
중소에서 일주일씩 철야 뛰고 이렇게 살면 죽겠구나 싶어서ㅎㅎ 이번엔 워라밸 좋다는 곳 노리고 많이 준비했어요.

그런데 부모님한테는 말씀을 안 드렸어요. 제 나이가 몇인데 일일이 제가 뭘 준비하는지 보고합니까. 어차피 공무원 하라고만 하실텐데.
일단 취직하고 말씀드리면 받아들이시겠거니 했는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충격이 크셨나봐요.
중견기업 합격 통지 받고 저는 신나서 말씀드렸는데 너무 싫어하시네요ㅎㅎ

저는 커리어 욕심이 있어요. 지금 붙은 곳에 만족하지 않고 나중에는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어요.
다만 서른 넘어서 사기업에 신입으로 들어가기는 빡세고, 집에서 공부만 하기도 제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일하고 스펙 준비 병행하려는 건데... 그렇게 말씀드려도 내키지 않는 기색이세요.

뭐 어쩌겠습니까? 부모님이 싫어하셔도 딸은 6월부터 출근합니다ㅎㅎ

단지 요즘 취업시장에 좋은 중견 붙었는데 같이 기뻐해주시지 않는 것도 섭섭하고, 오로지 여자 직장은 공무원이 최고다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계시는 것도 답답하고... 28살 먹은 저도 자식이라고 왜 부모 입맛대로 굴러주지 않느냐 화내시는 것도 짜증나고 뭐 그래서 글을 써봅니다.
참 사람 마음이 제 뜻대로 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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