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도 논산 군번입니다.26개월 복무했지요... 자대는 강원도 인제 산골(3군단)...ㅠ.ㅠ 참고로 3군단은 동기를 2달씩 끊지요.. (저는 97년 5,6월 군번...)
99년도에 전역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뉴밀레니엄을 민간인 신분으로 맞은건 자랑. 집에서 X싸면서 맞은건 안자랑.ㅠㅠ
유경험자로서 앞으로 군대를 가야하는 오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기억을 끄집어내 봅니다.
먼저 군대는 전거성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자유를 박탈 당한채 전투(살인)를 배우는 피교육집단?..ㅋㅋ 맞습니다. 계급이라는 수직적 상하관계로 유지되고 사병간의 구타와 얼차려라는 통제방법도 존재합니다.(지금은 거의 없다죠?..)
군대는 훈련과 작업..그리고 내무생활로 이뤄진다고 보면 됩니다. 내무생활이라 함은 기상,청소,식사,휴식,정비,운동,취침,근무 등등 주 임무인 훈련과 작업(?)을 제외한 모든 일상생활을 지칭합니다. 그러므로 군생활에 있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수있죠.
군생활을 잘한다라는 것은 물론 주임무(훈련과 작업)를 잘한다고 볼수도 있지만 제 경험상 내무생활을 잘한다..가 더 맞는것 같네요.
물론 군인의 본분인 주임무를 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선천적인 몸치나 뇌?치인 사람은 많은 갈굼이 따르므로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해야 되겠죠.. 하지만 군대도 어차피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는 사람끼리 지지고 볶고하는 일상생활이 반복되므로 내무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군대내에서는 알따구(눈치빠르고 빠릿빠릿하며 그 상황에 알맞은 행동을 하는 사람)로 통합니다.
그럼 어떻게해야 내무생활을 잘하는 걸까요?... 군대는 중대위주로 돌아갑니다. 간단하게 자신의 계급에 맞춰 중대가 원활하게 잘 돌아가게 행동하면 됩니다. 너무 두리뭉실 한가요?...ㅋㅋ
1 자신의 계급에 맞는 행동을 한다. 2 계급별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3 군생활 하면서 필요한 모든 것(훈련,작업,내무생활)들을 숙지하고 상황에 맞춰 행동한다. 4 사병들의 적인(?) 간부들의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도록 한다.★중요★
대충 정리하면 이정도가 되겠지요...
군대는 계급이 존재합니다. 또 집단생활을 하므로 그에 수반하는 일(업무,노동)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일을 나눠서 하게되지요..계급에 맞춰서..
*이등병은 모든것을 배우려 노력해야 하며 육체적으로 힘들고 더러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합니다.(이등병 불쌍함.ㅠㅠ) 아직 아는 것이 별로 없으므로 모든것을 일병에게 배우고 모든일에 솔선수범하며 능동적인 행동을 취해야합니다. (빠릿빠릿한 행동,우렁찬 목소리는 기본)
아는것이 없으므로 혼자 판단하고 행동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스갯소리로 신병때는 화장실도 혼자 못간다고 합니다. 바보라서 혼자 못가는 것이 아닙니다. 속칭 "개념"이라는 군대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지식이 아직 없기때문에 단독으로 생각,행동했을때 야기될수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신병이 들어오면 일정기간(100일)동안 일병이 24시간 붙어서 맨투맨 및 스파르타 방식으로 "개념"을 머리속에 넣어줍니다. 여기서 개념은 "everything"입니다.자대생활 하면서 필요한 모든 것...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속에 "개념"이 생겨 할수있는 일이 늘어나고 중대의 일꾼인 일병이 될 준비를 합니다. 물론 "자존심"이란 단어는 머리속에 없습니다.
*일병은 중대의 일꾼입니다. 중대내에서 모든 행동에 필요한 지식을 대부분 알고있으며 상병의 지시를 받아 중대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육체적 노동을 담당합니다. 잉여자원인 신병을 이등병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도 일병의 몫입니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유체적,정신적으로 편하고 싶으면 이등병을 빨리 가르쳐야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이등병의 실수가 반복되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갈굼을 동반한 스파르타방식의 교육방법을 선호합니다.
아직 입대전인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것을 왜 갈구면서 스파르타방식으로 급하게 교육할까?...하고 궁궁하실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고참들 입에서 "지난밤 외곽근무때 X분대 막내 암구어 잘 못대더라.." 또는 행보관이 "1분대장 어디갔어?.." 하는데 막내가 "XX병장님 OO가셨습니다~!"...ㅡㅡ;;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해두죠...
사실 일병4호봉 미만은 어느정도 상황에 맞춰 행동할수 있다는 것,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알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하는일에 있어서는 이등병과 크게 다를것 없습니다. 일병4호봉이 넘어가면서부터 진정한 일꾼의 면모를 보이면서 조금씩 싹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놈 알따구구나?. or 이새끼 꼴통이네?..
*상병(1호봉~5호봉)은 중대의 중간관리자이자 중대의 핵심입니다. 1년...한 싸이클을 경험해서 모든것을 알고 있습니다.(훈련,작업,내무생활) 이때부터 외곽근무때 사수가 됩니다.(인원부족시 일병말에도 가능) 모든 훈련이나 작업시 육체적 노가다가 아닌 어려운일(위험하거나 기술이 필요한)을 맡아서 합니다. 병장들(열외고참)이나 왈왈이군번(상황판군번/상병말호봉~병장1호봉)의 지시를 직접 받아 일병과 이등병들을 데리고 중대를 돌립니다. 중대가 잘 안돌아가거나 간부들의 지적사항이 자꾸 나오면 상황판군번들이 집합시켜서 단체 얼차려를 주기도 하지만 이계급(상병1호봉~5호봉)을 주로 갈구지요. 그럼 효과 직빵입니다.
*상병(6호봉~7호봉)은 상황판(왈왈이)군번 바로 밑동기라 어느정도 대우를 해줍니다. 대신 상황판군번을 도와 중대를 이끌어야 합니다. 상황판군번인 윗동기가 열외고참으로 올라가면 상황판을 잡기때문에 앞으로의 실세이기도 합니다. 군복의 각이 나오기 시작하는 떄입니다. (상황판군번 얼차려시 열외가능,가끔 깝죽대다 열외고참들한테 개박살나기도 함)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는 상병5호봉!"이란 말이 있듯이 그만큼 중대생활을 많이 알고 실제적으로 중대를 돌리는 위치입니다.
상황판(왈왈이)군번이란 부대마다 틀리긴 하지만 열외고참(병장2호봉 이상)으로 올라가기 직전(상병말호봉~병장1호봉)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중대를 통솔하는 군번입니다. 어디서든지 큰소리 가능하며 언제든지 전체집합및 얼차려 시킬수있고 중대내 모든 인원파악,훈련및 작업편성,군기확립을 담당합니다. 중대원들이 열외고참들보다 더 두려워하는 군번입니다.
상황판군번들이 중대를 잘 통솔(통솔이라 쓰고 갈굼이라 읽음)하느냐?마느냐? 에 따라 중대 분위기가 틀려집니다. 대략 2달정도 상황판군번을 하고나면 병장들이 열외고참으로 올려주는데 잘하면 2달이 되기전에 올려주고 잘못하면 2달 꽉 채워야 올려주기도 합니다. (상황판군번 제도는 내무생활 부조리에 해당되며 분대장들이나 그날의 일직하사(병) 가 해야 할일을 대신한다고 볼수있습니다.지금도 있느지는 잘모름....)
*병장(열외고참/2호봉이상)은 말그대로 사병들의 장입니다. 모든 훈련,작업,내무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알맞게 대처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각분대의 분대장및 부분대장을 맞고 있으며 모든 훈련이나 작업배치시 각 파트의 책임자가 됩니다. 간부들의 지시를 받아 작게는 분대(분대장), 크게는 중대(일직하사)를 통솔합니다.
사병들중에서는 눈치볼 사람이 없으므로 행동에 자신이 생기고 거침이 없습니다. 간부의 눈을 피해 군대내에서 금지하는 모든 행동이 가능합니다. 간부의 눈을 피해 짱박히는 능력이 생기며 군인으로서의 생활보다는 재미있는 소일거리를 찾아 헤맵니다.(색종이접기,60탄피로 반지만들기...) . . . . 본인 군생활할때는 병장들 전투화랑 소총도 분대 막내들이 닦아줬지요... 지금은 잘모르지만 내무생활 부조리도 지금보다는 더 많았을겁니다. 일일이 열거하면 한이 없겠지만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때리고,열차려주고, 갈구는거 좋아하는 사람없습니다.(좋아하는 싸이코들이 가끔 있지만...) 군인이라는 신분..또 계급에 맞춰서 어쩔수 없이 나쁜 관습을 이어왔을수도 있지요. 본인도 중대를 잘 돌아가게 할수있는 다른방법을 생각하기보단 손쉬운 방법을 택했구요...
예비역들은 다 알겁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군대는 변하고 있다는것을... 다만 X나 천천히 변할뿐...ㅋㅋ 그리고 군대도 다 사람사는 곳이라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