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인데 들으면 그다지 좋지 않은 기분을 느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은 바로 나를 부를 때 '어머님' 하는 것인데요,
토요일엔 근처 문 연 병원이 없어 아동병원에 급히 링거를 맞으러 갔었고 거기서 접수부터 진료 수납까지 모두 저는 '어머니'로 .. . 아닌데. 아니라고. 아니라느뇽!!!! 오라가짜!!!!!!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래. 또래들이 다 이미 결혼해서 애가 한둘 있고 할 나인데 그렇게 부를 수도 있지. 보편성이란 건 존재하니까. ..... .... ... .. 그래... '라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애써 침착해져보려 했었죠.
그런데 그 침착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전화를 걸었다는 것도 밝히지 않은, 나도 딱히 묻지는 않은, 어떤 아동 교육 업체인지 사기단체인지 후자 느낌이 물씬 풍기던 어떤 곳에서 아침에 전화가 왔었습니다.
물론, 번호는 제가 모르는, 우리나라 수도의 지역번호가 찍혀 있었습니다. 탈이 난 장을 위하여 아침도 죽으로 연명하고 있던 차에 죽만 먹으니 심심하여 일단 받아보았습니다.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어머니~"
(얕빡) 이어 나긋한 남성의 목소리는 계속됩니다.
"저희는~ @#%%$ (어쩌고저쩌고 모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음 수식어만 계속 나오고 그래서 '무엇'인지 끝내 말하지 않음) 인데~ 아동에게 @$%_$ (자기 혼자 한 30초 쉬지 않고 떠들었음) ~ 하고 있는데요~"
이때다
"저 미혼입니다."
"어우 그러셨어요!! 예예 죄송합니다!!"
하고 황급히 통화가 끝났쥬.
물논 제가 목소리가 중저음에다가 오해를 할 수 있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병원에서 그짝으로 정보를 팔아넘기나?
이전에는 이런 전화 한번도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아동병원 방문 직후에 이런 전화가 오다니... 보통은 무작위로 전화를 하면 어머니라고 특정하여 부르기 어렵잖습니까.
옆으로 살짝 샜는데 특정 나이대에 존재하는 호칭 나름 정겨움도 주지만 저는 그것이 적절하게 쓰이지 않는 경우의 피해(?)를 많이 본 사람으로서 딱히 좋진 않네요.
내가 내 이름 생년월일로 병원에 접수했으면 내 이름으로 불러주면되지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