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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이상적인 군대 소대장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239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ck5089
추천 : 10
조회수 : 7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7/06 14:12:30
이번 해병대 사건이나 예전에 터졌던 전의경 구타 등등 사건들에 있어서 간부들이 각종 내무부조리를 눈감아주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듬. 이 참에 군 생활 하면서 만났던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소대장님을 소개할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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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원도 철원에서 쥐오피 1년 페바1년 보냈음.
이등병 쥐오피 시절, 처음에 개 덜덜 거리면서 중대본부에서 일주일 보냄.
중대본부에서 소대배치를 기둘리는데 나는 당시 1소대로 배정됌
중대본부 계원들이 1소대가 천국이라고 거기가면 이등병 소대장 있을꺼라고 했음.
이등병을 너무 사랑한다고 함. 
그렇게 1소대로 갔는데 처음 소대장을 만남.
혹시 그 캐릭터 아시는지? 괴짜과족 코테츠 누나 남자친구랑 똑같이 생김. 맨날 놀림당하고 옷벗겨지는.. 웃음 간신히 참음.
그 소대장님 활짝 웃으면서 아이고 우리 이등병들 반갑다 하며 정말 친근하게 맞아줌.
긴장이 잠시 사르르 녹았음. 
어쨌든 그렇게 소대 생활 시작됌

우리 소대는 역시 밝은 소대장님 지도 아래 나름대로 괜찮은 소대였음.
물론 뭐 베오베에 올라온 육군 지침서? 비스무리하게 하긴 했지만, 
절대 욕하거나 구타하는 일은 없었음.
이건 바로 소대장님의 항상 주장하는 것이었음.
소대장님도 항상 말씀하심.
“말년 병장들 대우해줘야 한다. 지금보다 더 빡센 옛날 군대 다 경험하고 이제 집에 가는데 굳이 괴롭힐 필요 뭐있냐”하면서 나름대로 대우해줌.
쥐오피는 근무 빼고 딱히 할 일 없음. 말년병장은 하루종일 영화봄. 말 그대로 귀찮게 안함. 다만 가끔 근무가 빡빡하거나 고도의 숙련된 작업을 요구하는 작업의 경우 소대장님이 직접 말년과 쇼부.
말년도 소대장님이 워낙 잘 챙겨주는 거 아니깐 알아서 다 함. 오히려 너무 심심했는데 잘됐다며 열심히 하던 모습 많이 봄.

그리고 뭐 군가 암기 강요나 주특기 교육의 경우, 사실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심. 주특기 훈련 때는 어느 정도의 기합(틀렸을 시 푸쉬업이나 선착순 달리기 정도) 용인해줌. 하지만 내무실에선 절!대! 안됌.

또한 가끔 애들 집합해서 갈구는 것도 용인해줌. 하지만 이 내용은 은근히 다 알고있었으며 이상한 걸로 집합시키면 그 집합한 병사 불러서 차근차근 이야기해서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게함.

절대 대놓고 이등병 감싸주는 행동을 하거나 후임들 앞에서 선임을 혼내는 행동 하지 않았음. 뭔가 행동이 거친 선임은 데려다가 일대일로 상담하고 이등병들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설득으로 잘 해주라고 말함.(우스갯소리로 실탄근무 하지 않냐, 이등병들 갖고 도망가면 니가 큰일난다. 이런 식으로.. ) 이등병들은 수시로 따로 불러서 상담하고 피엑스 사먹이고 그럼.
그래서인지 이등병들 뿐만 아니라 상병장들도 간부에게 불만 없었음. 

하지만 소대장님의 진가는 이제부터 시작됌.

앞서 말했든 소대장님은 폭력과 욕설, 금품 갈취 등은 절대 불가 지침 때림.

자기는 어느 정도 내무 분위기와 서열은 꼭 있어야 한다고 하심.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친 폭언이나 폭력, 금품갈취 등을 하는 경우 어떤 경우도 용서할 수 없다고 함. 솔직히 워낙 인상도 좋으시고 해서 그 협박이 별로 먹히진 않았지만 병사들이 알아서 잘 따르고 있었음.

그러다가 사건 한 번 터짐. 일병 하나가 상병한테 아주 살짝 개겼고 상병이 빡쳐서 입고 있던 깔깔이를 벗어서 던짐. 아예 얼굴에 던진 것도 아니고 몸 쪽으로 던진 것으로 보면 됌.
그걸 직접 본 소대장. 다들 이런 얘기 많이 들어봤을 꺼임. 진짜 착한 사람이 화나면 아예 미친다는 얘기. 나는 그 얘기가 이런 사람보고 하는 거구나 생각함. 하얀 얼굴이 완전 빨개지면서 개 썅욕 퍼붓고 내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구타 폭력은 안된다고 했잖느냐 면서 개 폭풍 갈굼. 그리고는 그 다음 날 바로 그 둘 불러놓고 사과함. 자기가 이성을 잃었다고 하시면서 어쨌든 폭력은 안된다고... 

다들 존나 놀람. 이렇게 화낸거 처음 봄. 앞으로 절대 구타 폭력은 안되겠구나 라는 분위기가 형성됌. 하지만 이 사건은 약과에 불과함.

이 사건 후 3,4개월 있다가 이등병 하나 새로 들어옴. 참고로 난 이제 막 일병 됐을 때임. 
새로 들어온 이등병은 약간 고문관 타입임. 정말 착하고 성실한데 결과가 항상 좋지 않고 실수를 자주하는 타입이었음. 그래서인지 되게 소심했음.

어쨌든 언젠가 그 이등병이 나한테 와서 상담함. 자기 전화카드가 없어졌는데 돈이 계속 빠져나갔다고 부모님한테 전화왔다는 거임.(군대 전화카드는 집 전화요금으로 빠져나가는 거임) 일단 내 밑에 모두 불러 조사해보니 내 밑으로는 없었음. 선임들을 섣불리 의심할 순 없어서 분대장한테 말함. 분대장이 나름대로 조사해본 결과 요즘 부쩍 전화를 자주하는 상병 하나를 발견하고 추궁에 나섬. 그 상병이 자기는 아니라고 했고 별 다른 물증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고 그렇게 지나가나 했음.

결론부터 말하면 그 상병이 범인이었는데 이 샛퀴가 그만 썼으면 넘어가는 건데 그 다음 달에 또 폭풍 사용. 결국 부모님이 빡쳐서 소대로 직접 전화하신 거임. 그러면서 이 사실이 중대에도 알려지게 되고 중대장님 직접 방문해 소대장님한테 누가 범인이냐고 물어봄. 당시 소대장님이 우리를 모아놓고 범인 솔직히 말해달라고 했고 아무도 안나섬. 소대장님은 우리 애들은 아닌 것 같다고 다른 중대 사람(당시 우리 소대 옆에 다른 중대가 바로 옆건물에서 지냈음)인 것 같다고 말함. 결국 중대장이 그 때 뭐 사용한 통화 내역 조사한 결과 범인 밝혀짐.

그렇게 그 상병 중대로 끌려갔다가 밤에 옴. 소대장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감. 그리고......갑자기 괴성과 함께 폭풍 갈굼 소리 들림. 급기야 부소대장님이 말리러 들어갔고 겨우 소대장님 뜯어잡고 나옴. 부소대장님 말씀이..개 흥분해서 폭풍갈굼과 함께 불꽃 싸대기 때림. 그리고 분노를 못 참고 소대장님방 거울 주먹으로 격파! 손에서 피 철철 흐름. 그리고는 네가 아니라고 해서 철썩같이 믿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폭풍 소리침. 그 이등병이 집도 가난하다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둥...

그 때 손에서 피흘리는 소대장님은 정말 야수 한 마리 였음. 그렇게 상황 끝. 당시 부소대장이나 행보관이 너무 놀라 충분히 쳐맞았다고 원래는 영창 보내려던거 취소함. 또 웃긴 건 소대장님이 다음 날 바로 이 상병 불러다가 일대일로 얘기하며 사과함. 대화 내용은 아무도 모르지만 이 상병 모든 걸 뉘우치고 애들에게 사과하고 전역할 때까지 나름대로 사이좋게 지내다가 전역함. 

이렇게 상황 정리되고 우리 소대에 폭력과 폭언(욕설), 금품 절취, 도난 등 각종 악습 내무 부조리들이 알아서 사라짐. 그렇다고 물계급 된 건 아님. 지킬 건 지키되 필요 이상의 쓸 때 없는 것들만 없어진 거임. 

가끔 소대장님 얼굴 생각남. 얼굴만 보면 도저히 군인할 얼굴이 아님. 맨날 애들 피엑스 사줘서 한달에 2,30만원은 쓴 것 같음. 축구도 엄청 못하는데 열심히 뛰어다니시던거 생각남. 지금은 전역하고 평범한 사회인이심.

군대에 우리 소대장님 같은 간부님만 계신다면 자살이나 이번 해병대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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