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습니다. 첫 만남때부터 서로 호감이 있어 연락을 주고 받으며 3일만에 사귀자고 했습니다. 대화가 잘 통하고 편해서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 까지 주고 받았습니다. 서로도 1년은 만나보고 결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들은 이 여자친구는.. 학생 때는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신앙심이 나름 있었다고 하는 앤데 2년 전부터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게 되어 자연스레 술을 접하고 사람들하고 술먹는 것도 즐겼나봐요. (* 반대로 저도 크리스쳔이지만 술을 잘 마시지 않아요) 저는 워낙 술을 먹는걸 좋아하지도 않고 개인적인 신념도 있어 술을 피하지만 가볍게 맥주 한잔은 할 수 있습니다. 이거는 연애 상대로서 크리스쳔이신 분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실 지 궁금해요.
그리고.. 과거에(오래되지 않은) 전 남친과의 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울증이 와서 진료도 받고 약도 먹고.. 자살기도까지 했었다고 해요. 위의 고통을 저에게 말하는 것도 너무나 망설였고 말하고 나서도 후회는 된다고 해요. 너무 일찍 말했다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가 같이 운동하던 사람들 중(* 클라이밍을 2년 정도 했다고 합니다.) 한 오빠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 오빠에게 정신적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그 오빠라는 분과 데이트 중에도 톡을 상당히 많이 합니다. 의무적으로요. 그래서 데이트 도중 이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나중에도 이렇게 계속 그 오빠라는 사람과 의무적으로 연락을 할 거 같아?'라고요. 그랬더니 저 위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기가 이 오빠와 연락을 끊거나 안하게 되면 나를 도와준 사람인데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어렵게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를 만난지는 며칠 되지 않았는데 이 오빠와 그 외 도움을 준 남사친은 오래 본 사이라서 확 내칠 수가 없다고 했고 오히려 저에게 이해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여자친구의 전 문제가 정말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그럴수록 여자친구를 더욱 지켜주고 싶고 존중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감정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요. 남사친도 그 오빠 이외에 몇 명이 더 있고 카톡을 슬쩍 봐도 꼭 대화가 있습니다. 슬쩍 보면 대화는 술 얘기나 그냥 정말 제3자가 보면 '사랑'이 빠진 일상적이고 의무적인 오래된 연인?의 대화로 보일 것 같아요. 되게 사소해 보이지만 이름도 그 남사친들은 귀염귀염하고 뭔가 애칭같은 이름을 적어놓고 저는 그냥 성까지 붙인 풀네임으로 저장해서 물었어요. 그랬더니, 자기는 이름을 원래 풀네임으로 저장을 하고.. 오래 본 사람이나 친한 사람만 다르다. 원래 잘 안바꾼다. 라고 했어요. 근데 학생 때 같이 뭉쳐다니던 친구들은 그냥 '00언니' '00♠' 등등.. 이렇게 되어있더라구요. 제가 좀 이상하게 바라본 건가요..?
내일은 그 오빠 + 운동하는 다른 남사친 둘과 여사친 하나 이렇게 펜션을 잡고 놀러간다네요. (이렇게 운동하면서 마음이 맞고 똘똘 뭉쳤다고 해요.) 물론 술을 먹겠죠. 저와 만나기 전에 잡았던 약속이라 깨트리기도 힘들다고 이야기 했어요. 그 오빠와의 의리(?) 이야기를 하면서.. 두번 말하면 화를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대화 이후 또 언급은 하지 않았어요. 저를 이해한다고 하고 연락을 꼭 잘 하겠다고는 했는데 저는 왜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