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전철을 타고 오는데, 옆에서"에이"하는 큰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까 갓60전후로 보이는, 잘차려입은,아줌마도 아니고 할머니도 아닌듯 보여지는 할줌마가 70을 갓 넘은 듯 보여지는 할머니에게 호통을 치시기 시작했습니다
" 아니 옆에서 크게 코를 풀면 어떻게 하냐고"
한소리 들은 할머니는 "콧물이 계속 나오는데 어쩌냐"고 말씀하시는데
다시 할줌마가 "그냥 훔쳐내면 될 것을 그렇게 크게 풀면 어떡하냐?" 말 하니까
할머니가 "미안하다"면서 언쟁 벌이는 것을 중단하셨습니다
노약자석에 앉은 두분이 티격대는 것을 들으며 곁에 서계신 아주머니와 둘이 그냥 마주보면서 웃었습니다
속으로는 참 예민한 사람도 있네 생각하면서 가고 있는데 다시 들려오는 할줌마의 궁시렁 대는 소리
"식당에서도 저렇게 코를 크게 푸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상식문제다"라고 하면서 식당에서 코 푼 사람 있었던 경험까지 소환하면서 할머니를 당황시키는데
할줌마는 평생 고생 안하신듯한 잘차려입은 옷과 매끈한 피부에다가 예민하고 까칠하게 살아오신 인상이고
할머니는 살아오면서 고생만 하시면서 지내신듯한 옷차림과 인상이었습니다
몇마디 더 들려오면 끼어들어서 할머니 편을 좀 들어드리려고 했는데,
다음 역에 도착한까 그냥 할머니가 내리시더라고요
집에 도착해서 집사람에게 얘기했더니만
바로 옆에서 코를 크게 풀면 신경 예민한 사람이 화낼 수도 있지만 큰소리로 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할머니를 모욕하는 것은 잘못한 거라고 하네요..
저는 일방적으로 할줌마가 할머니에게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약간 다른 생각도 있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초라한 옷차림에 당혹해하시는 할머니가 짠하다는 생각에 제가 할머니에게 마음이 기운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호통치는 할줌마가 그럴 수도 있는 것인지..
여러가지 생각에 판단이 안서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