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로 가기에는 화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잔잔바리 하나 더 갑니다.
저희 아들이 요즘 '럭키비키'라는 말에 빠져 있습니다.
장원영이라는 아이돌이 유행시킨 말인데 초긍정적 사고를 원영적 사고라고 한다더군요
오늘은 이런 원영적 사고를 가진 손님을 만난 경험을 써볼까 합니다.
상수역 인근에서 젋은 여자 손님 두 분이 타셨습니다.
목동 아이스링크 경기장으로 가 달라고 하셨는데
두 분의 대화를 들어보니 무슨 행사가 있나봅니다.
그러면서 늦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데 한 분이 빠듯하지만 늦지는 않을 것 같다며
저에게 조금 빨리 가주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빨리 가드리겠다고 말하고 택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네비가 알려주기를 강변북로 쪽으로 빠져서 양화대교 방면 오른쪽 길로 가라길래
맨 오른쪽에 있는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그 도로는 강변북로가 아닌 절두산 성지로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손님들께 길을 잘 못 들어 왔다고 말씀드리고 죄송하다고 사과드렸습니다.
그러자 두 분은 오히려 좋다며 이런 한적한 길에 성당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두산 성지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드렸습니다.
"여기가 절두산 성지라는 곳이예요.
옛날에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받을 때 여기에서 처형을 했대요.
그래서 머리를 잘랐다는 뜻으로 절두산이라 불러서
그것을 기리기 위해 성당을 세우고 성지로 지정했죠"
빠듯한 시간에 제가 길을 헤매는 바람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두 분은 오히려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며 너무 좋아해주셨습니다.
그 두 분 덕분에 저는 남은 하루를 더 힘내서 기분좋게 일했던 기억이 있네요.
두 손님분께 뒤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