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도 안 된 이른 새벽시간에 콜도 없길래 길가 쪽으로 천천히 택시를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에 경찰차가 한 대 서있고 경찰관이 제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겁니다.
저는 무슨 일인가 싶어 그 앞에 정차를 했습니다.
경찰관이 저에게 창문을 내리라고 손짓을 하길래 창문을 내리니
저에게 신용카드와 주소를 적은 쪽지를 내밀면서
"이 분 좀 여기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택시비 결제는 이 카드로 하시고요." 라고 하길래,
엎을 보니 버스 정류장 의자에 어르신 한 분이 누워계시는 겁니다.
"술에 취하셔서 주무시고 계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그냥 주무시기만 하시고 위험한 행동은 안 하시는 분이예요.
아내분이랑 연락됐고요, 거기에 아내분 연락처도 있으니
주소지로 가셔서 아내분께 연락하시면 아마 나오실 겁니다.
잘 좀 부탁드릴게요."
경찰관은 이렇게 말하고 그 어르신을 제 택시로 부축해서 앉혔습니다.
경찰관이 내민 쪽지를 보니 주소지가 "신도림 ㅇㅇ아파트 ㅇㅇ동 ㅇㅇ호"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네비로 검색을 해보니 여러 개가 뜨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어르신은 택시에 타자마자 잠이 드셨고요.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택시비를 결제하고 아내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내분은 곧 내려오시겠다고 하시고 저는 아내분이 내려올 동안 어르신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만에 잠에서 깬 어르신은 아파트를 보더니
"어? 여기가 아닌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걸려오는 아내분의 전화를 받았더니
"내려와 봤더니 아무도 없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네비에 신도림 ㅇㅇ아파트라고 찍고 왔는데 여기가 아닌가요?"라고 여쭤보니
"도대체 어디에 가있는 거예요?
우리 남편이 취했다고 택시비 많이 나오게 이상한데로 돌리는 거 아녜요?
지금 당장 택시비 결제하고 빨리 이쪽으로 오세요!" 라고 말하시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어르신은 그 새 다시 잠드셨고요.
저는 다시 네비에 신도림 ㅇㅇ아파트를 검색하고 살펴봤습니다.
여러개가 같은 주소인데 그 중 하나가 다른 주소로 되어 있길래
그 주소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다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곳에 도착을 해서 어르신을 깨워 여쭤봤습니다.
"어르신 여기 이 아파트가 댁이 맞으세요?"
어르신은 아파트를 살펴보더니 그제서야 맞다고 하시며 택시에서 내리셨습니다.
저는 어르신이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그 어르신이 댁에 들어가셔서 무사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