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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어느 양반의 일기
게시물ID : history_17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태산발호미
추천 : 13
조회수 : 185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4/08/13 16:25:52
<정경운(1556~?)의 [고대일록] 중 지은이가 겪은 내용만 발췌>  

○ 1593년 5월 20일 계유 
명나라 군대에 군량을 운반했던 사람과 말이 되돌아왔지만, 나의 말은 명나라 사람에게 빼앗겼다.  

○ 7월 15일 정묘 
나는 집으로 내려가 가묘를 살펴보았다. 창호와 문호, 병풍과 책자 등의 물건은 모두 명나라 군사들이 가져가 버렸다.  큰 대나무 지팡이조차도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비참한 모습이 사람들로 하여금 증오심을 품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 8월1일 임오 
명나라 군사 8명이 운봉에서 군을 거쳐 안음으로 향하던 길에, 개평촌에 있는 노지부의 집으로 들어갔다. 노지부와 서로 다투다가 구타를 했는데, 지부는 얼굴이 터져 피가 흘렀고, 몸 또한 중상을 입었다고 하였다. 매우 걱정된다.  

○ 9월27일 무인 
명나라 군대 한 부대가 군에 당도하여 요녕사람 5명이 조카의 집에서 숙박했다가, 패랭이, 의복, 필묵, 수건 등을 몰래 가지고 가버렸다. 한탄할일이다.  

○ 11월 17일 정묘 
나는 남원으로 가서 노복 언금의 집에서 숙박하다가 명나라 군대를 만났는데, 그들은 내가 탄 말을 빼앗아 가버렸다. 노복의 아들이 말을 끌고 되돌아오자, 명나라 군사들이 다시 와서는 나의 멱살을 잡으면서 적지않은 수모를 주었다. 다른 노복들도 구타를 당했다. 한탄할 일이다. 

 ○ 11월 29일 기묘 
나는 향교로 가다가 명나라 군사들에게 잡혀 수모를 당하였다. 아주 가증스럽고 가증스러웠다. 

 ○ 1594년 11월 14일 무자 
광정촌 앞에서 조반을 들었다. 오후에 가랑비가 내려서 창촌에 투숙하였다. 중국인 서너명을 만났는데, 큰 소란을 피우며 지부의 쇠화살 7개를 빼앗아 갔다. 또 정서의 활도 빼앗아 갔다. 동행하던 김천의도 활을 빼앗겼다. 제멋대로 횡포를 부리면서 조금도 거리낌이 없으니, 한탄스럽고 한탄스럽도다. 

 ○ 1595년 2월 14일 정사 
일찍 출발하여 법포촌에 이르렀다. 명나라 사람들이 우리들의 말 두마리를 강탈해갔다. 간절하게 설득하여 말을 찾아 돌아왔다. 

○ 1595년 2월 23일 병인 
정사고가 명나라 사람에게 곤장을 맞았다. 중상을 입어 앉아있기가 어려우니, 가련하고 가련하다.  

○ 5월 16일 무자 
명나라 사람이 말을 끌고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 조카가 추적하여 향현사에 이르렀다. 안음으로 종을 보내고 현사에 들어가 쉬었다. ... 해질 무렵에 말이 돌아왔다. 

 ○ 5월 21일 계사 
맹지휘의 군사가 나의 부채를 빼앗아 갔다.   

○ 11월 3일 신미 
명나라 파발병 가운데 교대하여 돌아가는 다섯명이 우리 집에 갑자기 들이닥쳐 내 몸을 마구 때려서 팔뚝과 손을 많이 다쳤다. 통탄스럽고 통탄스럽다. 

 ○ 11월 5일 계유 
명나라 병사 다섯명이 또 우리집에 들어와 병아리를 모두 죽였다. 또한 곡물을 빼앗고, 술과 고기를 내놓으라고 화를 내는데, 성화보다 급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으면, 나무와 돌을 다루듯이 마음대로 때렸다. 나는 말세에 태어나서 어찌 이다지도 불행한가? 

 ○ 1596년 3월 15일 임오 
(14일에, 왕지휘가 군사 십여명을 거느리고 성주를 끌고 가서 수없이 구타하였다. 또 곤장 10여대를 때렸다.) 
내가 백암산 아래로 가서 성주를 보니, 성주가 난타당한 상처로 굴신하지 못했다.  내가 타고 다디던 말을 빼앗아 파발에 편입시켰다. 

 ○ 1597년 2월 24일 을유 
날이 저물었을때 중국사람이 군에 들어와 크게 행패를 부리며, 물건을 빼앗고 함부로 채찍질하며 매를 치니, 백성들이 황급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성주도 역시 피신하였다. 분위기가 더 이상 자리를 지키기 어렵게 되어, 여러 친구들은 어둠을 틈타 흩어졌다. 

 ○ 6월 21일 경진 
총병 양원의 발군 10명이 와서 고대외촌에 머물면서 매일 우리집에 찾아온다. 이런 일이 그치지 아니하면, 장차 이사해야 할 걱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 6월 30일 기축 
총병군 가운데 한 놈이 우리집에 와서 얼레 빗 봉지와 오옥을 도둑질해 가져가니, 가증스럽고 가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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