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수군은 패배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전멸할 것이며,
그러므로 이 곳 명량의 바다는
조선 수군의 무덤이 될 것이다.
적이 그렇게 믿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아군들도 우리 조선수군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
나는 지난 6년간 수많은 전장에 부하들을 세워 왔고,
단 한 번도 진 바 없다.
그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전장으로
부하들을 이끈 바 없기 때문이다.
허나 이번에는,
나 역시 아무 것도 자신할 수 없다.
수 십배에 달하는 적과 싸우기에는
우리가 가진 병력이 너무도 일천하며,
또한 우리 조선 수군이 싸워야 할
울돌목의 저 험준한 역류는
왜적보다 더욱 무서운 적이 되어
우리 앞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악조건을 모두 안고서라도
나는 그대들과 더불어
전장으로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
승리에 대한 확신은 없다.
단 한명의 전상자도 없이
전장을 벗어나리라 장담할 수도 없다.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약조는,
내가, 조선수군의 최전선을 지키는
전위군이 되겠다는 것, 그것 뿐이다.
대장선이 가장 먼저 적진으로 진격할 것이며,
적을 섬멸하지 않는 한
결코 이 바다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니..
목숨과 바꿔서라도 이 조국을 지키고 싶은 자,
나를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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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학교 3학년때 본 불멸의 이순신 명장면입니다. 요즘 명량이라는 영화가 천만을 넘었다기에 저도 한번 보러갈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9년전에 보고 재방송으로 봤던 불멸의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보고싶어졌습니다. 전투씬도 전투씬이지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감명깊었습니다.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전장에 세운적 없는 부하들을, 병력도 일천하며 더욱이 거센험류의 울돌목에 부하들을 세우는 것에 영 마음이 편치만은 않으셨을것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정말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