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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남친과의 의견충돌. 제가 예민하게 굴었는지 봐주세요.
게시물ID : gomin_1766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Npa
추천 : 1/11
조회수 : 1816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9/02/27 11:36:43
남친과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남친이 남들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글 올리고 물어보려합니다.


저희는 만 8년이 넘은 커플입니다.
현재 2년 반 정도 동거 중이며 내년에 결혼하려고 조금씩 계획 중입니다.

8년 넘게 사귀는 동안 소리지르며 싸우는 일 한번 없었고
서로 서운할 일도 잘 없었지만 있으면 말로 풀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모범적 커플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잘 지내왔습니다.

곧 집 계약이 만료되어 이사할 집을 찾는데 이게 문제입니다.
처음 계기는 냉장고였습니다.
톡으로 집이야기를 하다가 냉장고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남친은 양문냉장고를 사고 싶어하고 저는 원도어로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완전히 납득할 결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직접 매장가서 보고 서로 협의가 될 크기를 직접 찾아보자로 잘 끝났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 뒤에 남친이 

'서로 필요하다고 하면 줄이기보다는 맞춰주는 게 좋을 거 같다.
솔직히 책도 우리 옷 넣을 공간도 부족한데. 자기가 원하니까. 그렇다고 불만은 아니고.
난 나름 내 개인적인 거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건 자제하고 방에서 같이 쓰는 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고 생각하는데...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라고 톡을 한게 발단이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 사는 원룸 들어오면서 청소기나 전자렌지크기, 서랍장등에서
저는 필요없다, 작은거 사면 된다고 했고
남친은 필요하다 전자렌지도 큰거 사고 싶다는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청소기는 못샀고 서랍장은 남친이 쓰던걸 가져오고 
전자렌지는 결국 남친이 원하는 걸 사긴 했지만 
그걸 사자고 설득하는 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겁니다.
남친 입장으로는 본인도 사고 싶은게 많았는데 제가 계속 못사게 하거나
작은거 사자는 등 계속 제재하는 게 섭섭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책 이야기 꺼낸거 섭섭했습니다.

지금 원룸에서 살다보니 공간이 많이 협소합니다.
그래서 옷만을 위한 서랍장대신에 책장을 사서 
옷도 넣고 다른 짐도 보관하자고 해서
가로세로 3칸, 총 9칸짜리 책장을 사서 쓰고 있습니다.
책장은 옷이 4칸, 약등 잡화 1칸, 제 생리용품 1칸, 책 2칸, 쓰레기 통 1칸
이렇게 넣고 쓰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남친은 제 책이 차지한 2칸에 대해 저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에게는 책은 중요합니다.
저는 책을 좋아하고 고등학교때는 책이 좋고 소설이 좋아서 번역가를 꿈꿨고
대학도 번역가가 되기 위해 어학계열로 갔는데 결국 능력이 부족하여 꿈은 못 이뤘습니다.
고향 부모님댁에 정확히는 몰라도 최소 300권은 넘게 있을 건데 집이 좁아서 못 들고 왔습니다.
지금 책 2칸 중 한칸은 제 종이종류와 어학문제집, 
그리고 제가 정말 아끼는 책 외국어본 2권, 한국어 책 5권정도일겁니다.
다른 한칸은 제가 중학교때부터 좋아하던 작가님께 받은 책과 
그분 첫 작품중 앞권만 고향에서 가져왔습니다.
싸인본은 새벽 6시에서 출발해서 문닫긴 서점 앞에서 줄 서서 번호표받고 
또 몇시간을 기다려서 작가님께 직접 싸인을 받아온 책입니다.

저는 제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한게 너무 섭섭했고

'책 두칸인가 차지하는데 그거 가지고 그러면 안되지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진짜 너무 섭섭하다. 
자기가 내 책 두칸 가지고 이야기하면 난 큰 티비도 필요없었고 컴퓨터도 없었도 됐었고
진짜 자기 못됐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겨우 책 두칸 쓰는 걸 옷 넣을 자리가 없는데 그거 두칸 쓴다고
나 진짜 지금 눈물 펑펑 나거든?
차라리 내가 잡다구레한거 사서 모으거나 비닐 모으거나 하는 걸로 이야기하지
겨우 책 두칸 그거 차지한다고 그래
너무 하다 진짜
내가 옷을 사재껴서 옷 넣을 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지금 2단 행거 밑의 행거 완전 비었는데'

이렇게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남친은
'그니까 써도 된다고. 
 그니까 나도 나름 자기 사적인거 인정해주면서 쓰고 있다고
 그리고 책이랑 커피포트는 오해하지 말아줘.
 치우라는 게 아니라 자기를 존중해주고 있다는 의미로 이야기한거지'

라고 이야기하며 다른 이야기로 잠깐 넘어갑니다.
톡을 끝내고 남친은 출근시간이라 준비하러 갔는데,
제가 다시 섭섭하다고 톡을 했습니다.

저 
'진짜 커피미선이랑 책은 두고두고 마음에 나을 거 같다. 너무 섭섭하다.
어쩜 자기는 모니터 2대가 있는데 더 큰 모니터를 사고 싶네,
양문 냉장고 큰걸 사고 싶네 그러면서 전에 나한테는 커피머신도 못 사게 하더니
세상에 심지어 그 책장 2칸 차지한 걸로 나한테 공간을 양보해줬다는 식으로 말을 해.
진짜 치사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너무 억울하다. 겨우 책장 2칸 차지한거 가지고.
자기는 쓰레기통 넣는다고 한칸 다 썼으면서 진짜 어이없어. 
갈수록 화나네.
쓰레기통 때문에 옷 덜 넣는건 안 아깝지?
본인이 쓰는 건 괜찮고 나 쓰는 건 아깝다 이거지?
진짜 못됐다 진짜.'

남친
'나도 서운해지려고하네.
그래서 내가 버리라고 했어? 치우라고 했어?
아니면 고향에서 책 가져오지 말라고했어?'

'내가 책 아끼는 거 알면서 어떻게 그걸 예시로 들면서 공간차지한다고 그래ㅠㅠㅠㅠㅠㅠㅠㅠ'

남친
'그럼 공간 안 차지해.  생각도 말 못해.'

'자기야.
책이 필요없이 공간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걸로 시비 걸면 안되는 거지'

남친 
'그래서 뭐라고 안 했잖아'

'그걸 예시로 들었잖아'

남친
'내가 그게 서운한거나 불편한걸로 포인트로 잡았어? 예로 든거잖아'

'옷 넣을 공간이 부족하다며, 책 이야기를 꺼냈는데 사실 자기도 쓰레기통 때문에 한칸 쓰고 있잖아. 
그러면서 내 책을 예시로 들어서,
차라리 상 위에 내 잡동사니를 문제 삼아야지.
내가 소중히 여기는 걸 문제 삼았잖아.'

남친 
'아니 그러니까 내가 그게 불편해서 치우라는 목적으로 말한게 아니라
 서로 존중해줄껀 존중해준다는 의미에서 말한건데
 자기는 서운한 것만 말하고 있잖아'

'서운하니까요.
 내가 필요없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그 책장을 진짜 옷이 부족해서 어떻게든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쓰레기 통도 한칸 차지하고 있을 정도인데 거기에서 내 책을 문제삼으며
 '난 배려하고있다'고 하니 내가 화나고 서운하지 당연히.

남친
'그럼 서운하다라고 말하고 좋게 넘어가면 되지
 꼭 굳이 그걸로 이렇게 몰아붙여야돼?
 내가 나쁜 뜻으로 말한 것도 아닌데 못 잊을 거 같다느니'

'자기가 좀 더 말을 조심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남친
'그래서 내가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말했다고 했는데
내가 당장 치워그랬으면 이해라도 하겠다.
자기 서운한건 이야기해도 되고 난 내 생각은 이야기 하면 안되는 거야?
커피머신도 그렇게 서운했으면 다시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다시 이야기하던지'

'난 자기가 나한테 말 실수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걸 지적하면 안되는건가?'

남친
'그걸 지적으로 끝낸 게 아니잖아'

'말 실수해서 섭섭하고 화나고 진짜 마음에 상처로 남아서
난 회사에서 눈물 펑펑 쏟았는데
자기는 자기가 문제될 발언을 해놓고
내가 화냈다고 도로 화내?'

남친
'화난 것도 알았고 미안하고 이해해달라고 부탁도 했는데
 아니다'

'자기가 말 잘못했고, 내가 화냈고, 자기가 사과하면 나는 그냥 풀어야해?'

남친 
'알았어
 진짜 자기한테 부담스러워서 뭔 이야기를 못하겠다
 아까 그렇게 말했으면 내가 이해를 못했을 까봐 다시 각인시켜주는 거야?
 출근하는 사람한테 좋게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화 식히고 내일 이야기해'

남친
'자기야 말로 서운하다
난 자기가 서운한 말해도 이해하고 좋게좋게 끝내려고 노력했는데'

'부동산에서 전화왔어 방금 본 사람이 계약한다고 했대'

남친
'집에 들어가 쉬어요. 잠도 못 잤는데'

'응 자기도 회사 잘 다녀오고 막날 힘내요.
 자기랑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건데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서 미안해.
 내일 서로 이야기하고 잘 풀자'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해도 평행선이었습니다.
'책이 쓰레기통보다 가치 없는 것 처럼 이야기하지 않았냐' 했더니
'난 쓰레기통이 책장에 있어서 편하게 잘 쓰고 있으니 필요하고 책은 나에게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가 없더라도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니 나도 존중한다는 의미였다'
라고 하는 내용이 무한 반복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남친의 말에 대해 상처받았다고 어필을 하는데
남친은 제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인게 문제라고 합니다.
이야기하며 서러워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도 남친은 쳐다 보기만 할뿐 반응을 안 합니다.

제가 울면 남친이 져줘야한다는 건 아니지만,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데 본인이 잘못한게 아니라고 방치해두는
남친 태도에도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우는데도 감정적 동요가 없는 남친을 보며
내 감정이 본인이 상황을 판단하는데 고려대상이 아닌 것 같아서
그 상황도 수긍이 안 갔습니다.

자기 전에는 남친이 껴안고 미안하다고 말해줬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굉장히 감정적인 인간인건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가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구는 걸까요?

저는 지금 감정으로는 함께 못 살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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