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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허접역사소설 - 도산성의 겨울(제6장 급습)
게시물ID : history_176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앗카링카앗
추천 : 3
조회수 : 3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12 12:46:54
전투씬 쓰는거 정말 어렵네요...ㅠ.ㅠ
 
링크
프롤로그
http://todayhumor.com/?history_17262
제1장 심계천하 上
http://todayhumor.com/?history_17277
제1장 심계천하 下
http://todayhumor.com/?history_17303
제2장 김칫국 上
http://todayhumor.com/?history_17337
제2장 김칫국 下
http://todayhumor.com/?history_17363
제3장 악몽 1
http://todayhumor.com/?history_17420
제3장 악몽 2
http://todayhumor.com/?history_17465
제3장 악몽3
http://todayhumor.com/?history_17503 
제3장 악몽4
http://todayhumor.com/?history_17565
 제4장 밤손님
http://todayhumor.com/?history_17598
제5장 전투에 막은 오르고
http://todayhumor.com/?history_1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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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급습
 
1597년 12월 23일 아침 도산성 근처
 
“왜적이 정신을 못 차리게 화살을 계속 퍼부어라!”
 
명나라 각 군의 부장들이 목청껏 독려하는 소리가 왜성 주위를 감쌌다.
경주에서 출정식을 거행한 다음 날 아침나절의 일이었다. 밀물처럼 들이친 조․명연합군은 도산성의 모든 방면을 향해 궁수들로 하여금 원거리 공격을 하게 했다. 좌협은 성의 동쪽을 쳤고 우협은 성곽의 서쪽 공략하였으며 중협은 성의 북쪽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거 참. 난감하구먼…….”
 
번쩍이는 두석린갑(표면에 작은 금속조각인 찰을 물고기 비늘처럼 붙인 갑옷을 어린갑이라 하고 이 어린갑 중에서 두석찰과 붉은색 또는 검은색으로 칠한 찰을 번갈아 배치한 갑옷이 두석린갑이다.)과 원수글자가 오롯이 새겨진 간주형 투구(투구의 좌우와 후위에 긴 드림이 드리워져 있고, 투구 위쪽에는 기다란 간주와 이를 받쳐주는 개철이 있는 투구)를 쓴 도원수 권율이 흰말 위에 앉아 혀를 차고 있었다. 조선군 군졸들 또한 그이 뒤에서 침묵을 지킨 채 도열해 있었다.
 
‘명군이 제구실을 해주니 다행이긴 한데, 천방지축 날뛰는 것 같아 불안하이. 게다가 조선군을 무슨 꿔다 논 보릿자루 취급을 하니 이거 원…….’
 
이날의 명군은 이전의 탐욕스럽고 게으른 약졸의 이미지를 벗고 강군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전날 선봉의 명을 받은 유격장 파새가 도산성에서 약 30여 리 떨어진 울산군 농소에서 참장 양등산과 함께 적의 전초 진지를 습격하여 왜군의 수급을 400여개를 취하는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명군은 정신없이 왜군을 몰아치고 있었다.
명군은 신이 났으나, 조선군은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전공에 눈이 먼 명의 장졸들이 앞다투어 나서는 바람에 조선군은 왜와 명의 싸움을 관전해야 했다.
 
같은 시각. 태화강 상류 왜군의 보루 근처에서 유격장 파새가 진지를 급습했다.
 
“절강의 정예 군사들이여. 나를 따르라.”
 
기세가 한껏 오른 파 유격이 말위에 칼을 뽑아 군졸들을 격려했다.
 
조․명연합군은 12월 22일 밤에 도산성에서 60리 떨어진 경주 모화방면(모화는 행정구역상 경주에 속하지만, 울산광역시의 시내버스가 다닐 정도로 울산과 가까운 곳이다.)에 진을 치고 익일 경리 양호와 제독 마귀의 작전에 따라 파새가 보병 2천 명을, 양등산이 기병 1천의 군사를 이끌고 태화강 상류의 본성과 떨어져 있던 왜군 보루를 공략하기로 한다. 이때 태화강 보루를 지키고 있던 왜군 장수는 아사노 요시나가의 충복 시시도 모토츠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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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습! 적습! 적들이 쳐들어온다.”
 
“땡, 땡, 땡…….”
 
보루 위 대나무로 만든 초소에서 경계를 서던 보초가 희뿌옇게 일어나는 먼지 구름을 보며 놀라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빠르고 짧은 간격의 종소리가 진영 전체에 펴졌다.
 
“무슨 일이냐? 또 겁 없는 잇키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온 것이냐?”
 
밥과 국 그리고 반찬 하나의 간결한 식사를 하고 있던 시시도 모토츠쿠가 투구를 챙겨서 군막에서 나와 초병에게 힐문했다.
 
“장군. 잇키놈들과는 다른 놈들 같습니다. 보통의 잇키라고 치기에는 수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 모처럼 아침 운동이나 해볼까나. 어이. 아시가루 창병들이랑 대나무 방패병들 집결시키고 내 창을 가지고 와라.”
 
이때 아시가루 창병들은 황급한 종소리를 들으면서도 태연히 조식을 마치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잇키들이 산발적인 전투로 성가시게 굴었기 때문에 지휘관과 마찬가지로 전투는 통상적인 일과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보루의 문을 열어라.”
 
말에 올라탄 시시도가 나무로 만든 문 앞에서 소리쳤다. 함께 서 있던 부관은 불안한 마음으로 상관에게 물었다.
 
“장군. 아직 적정을 살피지 아니하였는데, 이리 성급히 출전하심은 위험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무슨 소리 하는 게냐? 만약 다른 놈들 왔다면 전초기지에서 이미 기별이 왔을 것이다. 신출귀몰한 지역 잇키들이 설쳐대는 게 어제오늘 일이더냐?”
 
말고삐를 우아하게 쥐고는 불안해하는 부관을 달래며 시시도는 말을 이었다.
 
“사냥하기 좋은 아침이로다.”
 
보루의 문이 열리고 아시가루 창병들이 긴창을 잡고선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방패 아시가루가 뛰쳐나갔고 마지막으로 시시도와 부관이 말을 타고선 느긋하게 태화강 보루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갑주를 입은 한 2천의 군사가 돌격하는 장면이었다.
 
“뭐야? 잇키가 아니잖아!”
 
시시도는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적병들을 보면서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었다. 죽창과 조잡한 나무활로 무장한 놈들이 아니었다. 적은 최전방에 방패수가 짧은 도검을 들고 그 뒤에는 긴 대나무 가지에 철심을 붙인 무기를 가진 자들이였다. 그들의 후위에는 일본군의 장창보다 조금 짧은 창을 든 병사들이 있었다. 최후방에는 짧은 삼지창을 가진 병사들이 힘껏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놀란 기색을 감추고는 휘하의 장졸들에게 명을 내렸다.
 
“창병들은 야리부스마를 준비하라.”
 
야리부스마. 전국시대 아시가루 장창병들의 밀집방진으로 4.5m 정도 되는 긴 창을 내려 적의 근접을 막는 전법이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적과의 거리가 100보 정도가 되자 적의 진형 후미에서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삼지창을 든 후미의 적군들이 숨겨놓았던 활을 꺼내 발사한 것이었다.
 
“대나무 방패 아시가루들은 앞서 나가 화살을 막아라!”
 
시시도가 명령하자 타케타바라고하는 대나무 다발을 엮은 통을 든 병사들이 창병들 앞에 서서 화살을 막았다. 이 대나무 다발은 조총의 탄환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어 전국시대 왜국의 군대에 있어 필수품이었다.
이때. 말을 탄 적의 선봉장이 우회하여 마편곤(기병이 사용하는 도리깨 모양의 타격둔기)을 장창병의 오른쪽 측면을 공격했다. 횡대로 늘어선 창병의 단점을 파고든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편곤으로 순식간에 장창병 넷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는 자신의 진영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이 자식이…….”
 
아군이 무력하게 쓰러지자 시시노는 분기탱천하여 말을 몰아. 방금 아군을 공격한 자를 쫓아 거칠게 말을 몰았다. 적 기병이 말머리를 돌려 추격해오는 그룰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빠가야로!”
 
장창을 든 시시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다시 말고삐를 힘껏 부여잡고선 자신을 모욕한 기병을 쫓으려 했다.
 
“휘익”
 
기마병은 그런 그가 안중에도 없는지 씨익 웃어 보이고는 자신의 아군에게 신호했다. 그러자 적병이 빠르게 그와 함께 후퇴하기 시작했다. 부관이 급히 말을 몰아 그에게 다가왔다.
 
“장군. 보루로 돌아가 방어전을 펼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적군은 잘 훈련된 정예병들 같습니다만…….”
 
“최소한의 수비 병력만 남겨두고 전군 출정한다. 이 치욕은 저놈의 목을 베서 반드시 갚아 주리라. 혹시라도 모르니 주군께 전령을 띄우도록.”
 
부하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더는 재론하지 않았다. 잠시 후. 적들이 달아난 방향으로 시시도 모토츠쿠와 그의 병사들이 추격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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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새같은 애송이가 일을 잘 처리할지 걱정이군. 양 경리는 왜 저런 불한당 같은 놈을 총애하는 거야.”
 
태화강 강변의 갈대 숲속에서 기척을 줄이고 숨어있던 참장 양등산이 공시랑 대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기병 1천기가 그와 같이 기도비닉을 유지하며 은폐 중이었다. 물론 말은 재갈을 꼭 잡아당기고 사람에게는 방어래(소음을 막기 위해 군사들이 입에 무는 나뭇가지)를 물린 상태의 완벽한 은신이었다.
 
“삐리릭. 삐릭…….”
 
“장군. 파 유격으로부터 신호가 왔습니다.”
 
부관이 들뜬 목소리로 양등산에게 보고했다. 효시(화살촉에 소리통을 달아 발사 후 고음의 소리가 나도록 한 신호용 화살)가 남쪽에서 날아온 것이다. 파새와 그 무지렁이 농군들이 천운으로 몰이에 성공한 모양이었다. 양 참장은 득의에 찬 미소를 머금었다.
 
‘파새새끼. 잘 봐라. 내가 요동 기병의 맛을 똑똑히 보여주마.’
 
잠시 후. 유격 파새가 이끄는 보병이 패잔병처럼 어지럽게 참장의 기병대를 지나갔다. 군기가 꺾이고 정신없이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는 것이 정말 참패한 잡졸의 모습 그대로였다.
 
“와아아아…….”
 
파유격의 보병이 지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보루에 있던 왜군들이 뒤쫓아 왔다. 조총병과 궁수 그리고 창병이 뒤를 따르는 왜군 특유의 편제였다. 참장은 가죽으로 된 말고삐를 부여잡으며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손짓을 했다. 미리 정해진 신호였다.
 
“전군. 포위하라.”
 
순식간에 수풀에 숨어있던 기병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튀어 나갔다. 2천의 군사가 순식간에 달려나가 적의 측면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을 분단하여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일단. 왜적의 조총수와 궁병을 죽여라.”
 
양 참장이 전장을 살피며 소리쳤다. 기병들은 능숙한 솜씨로 창병들에게서 거리를 둔 다음 당황하고 있는 조총병과 궁수를 향해 돌격했다.
 
“퍽. 퍽…….”
 
“으아아아…….”
 
대지를 박차고 달리는 군마가 왜군의 주위를 지날 때마다 피바람이 불었다. 편곤과 철퇴(자루의 끝에 무거운 철공을 단 무기) 등의 타격둔기를 든 기마대는 집요하게 철모를 쓴 적군의 머리를 가격했다. 피가 울컥 쏟아진 자리에 다시 일어서는 자들은 없었다.
 
“남은 적병을 모래톱으로 몰아라!”
 
양등산은 우왕좌왕하는 적병을 유린하고 있는 기병들에게 명령했다. 그들은 한참 도륙 중이던 궁사와 총병들 그리고 아직 온전하게 대오를 갖추고 있던 왜적의 창병들을 시나브로 강변가의 백사장으로 몰아 부치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적병 대다수를 모래톱으로 보내는 데 성공한 명의 기병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천천히 말을 몰아 왜군에게 진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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