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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단 내용물이 내장 비만에 부속품 불량으로 병원 갔지만, 옷 갖춰입고 캄프라쥬 하면
182에 73인지라, 겉보기엔 멀쩡한 오징어여.
이제까지 아침 7시 반이면 채혈 시작이라 슬금슬금 갔더니 단체 파업 이후로 8시부터로 시간이 바뀌었네?
뭐, 간호사도 응급 아니면 30분이라도 더 쉬어야지 뭐. 하면서 넓은 마음으로 번호표 뽑고 앉아서
소녀전선 일퀘 수행하고 있었지.
근데 한 5분쯤 지나자 옆에 앉아있는 할머니가 갑자기 내 손목에 손을 얹는거여.
바라보니, 주름진 얼굴에 미소를 띠며 바라보고 있길래
아, 돌아가신 어머니도 살아계시면 저보다 조금 젊으실까? 생각하며 암 생각 없이 게임에 몰두.
근데, 시간이 지나자 손목에서 팔뚝으로, 어깨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거임.
휠체어 끌고온 딸인지 며느리인지는 비몽사몽하여 그 옆에서 졸고 있고.
에이... 그래도 설마 할머니가... 쩝.. 했지만, 자세를 살짝 고치며 옆으로 떨어졌는데
잠시 후 이 할머니 손이 내 벨트 있는데로 올라오는 거여.
'화들짝! 이건 뭔 시츄에이션이여!!!'
했지만 혹시 노망난 할머니라면 괜히 데리고 온 딸인지 며느리인지도 당황할 거 같아
가만히 손모가지를 잡아 제자리로 반환하고, 잠시 후 문 열리자 마자 검사실 내부로 직행.
'그래. 노망이겠지. 노망난 할멈이야. 사람하고 오징어 분간 못할 정도로 눈이 안 좋을지도. ㅋㅋㅋ'
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그 할머니 채혈하기 전 이름하고 주민번호 물어보는데, 딸인지 며느린지는 휠체어 옆에 서 있고,
이 할마씨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주민번호 뒷자리까지 불러대더라.
'젠장... 여자도 이런 경우면 기분 더럽겠군...' 하는 생각과 동시에
'시벌, 여자는 빼애액~~~! 하면 저기 앉아있는 병원 경비가 달려올 테지만
이거 내가 빼애액~~~! 하면 어떨게 될까?' 라는 생각이 뒤를 따르더라.
아, 기분나쁜 접촉은 남녀 공히 거부하는게 당연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경험상
이런 경우는 100이면 99로
"젊은 사람이 할머니가 아들같고 손주같아서 그럴 수 있지"
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경비도
'이뭐병... 사내새끼가 그깟거로 빽빽대긴' 이라고 생각하며
"젊은사람이 참으세요"
할 거같은 선입견이 들어서 빼애액~~~! 시전을 못하겠더라.
아, 성별만 반대였으면 최소 지방신문에는 날 정도의 사건인데...
[80대 노인, 옆자리 여성의 벨트에 손대고 어루만져]
남자라서 안 실린다에 5만원 건다.
ps. 예전엔 그런거 신경 안 썼는데.
앉으면 내 어깨가 여자들이 딱 기대기 좋은 높이라 예전 좁은 좌석밖에 없던
장거리 버스 탈 때 의도치 않아도 조는 아가씨, 아줌마 침받이 -_-; 노릇하는거 종종 있었고.
얼마나 피곤하면... 쯔쯔... 하며 미모에 관계 없이 어깨쯤 빌려주는거 불편하긴 해도 괜찮았고.
낮은 확률로 평균 이상치 때리는 아가씨면 '아... 도착할 때 까지 깨지 마라' 하며
최대한 편안하게 시몬스 정신으로 봉사했지만...
휴게소에서 음료수는 사줘도, 오징어 전번 따는 아가씨는 없더라.
그리고 이제는... 젊은 아가씨가 기대면 슬쩍 어깨 빼서 잠 깨게 해 준다... -_-;
잠자는 사이 추행... 이꼴 날까봐.
출처 | 오늘 아침 종합병원 로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