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새가 있었다.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하늘을 날고, 열매를 따 먹고, 맑은 목청을 자랑했다. 그런데 그 새에게는 한가지 습관이 있었다. 자신이 어떤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작은 돌 하나씩을 모았다. 그리고 자신이 모든 돌을 분류하면서 즐거운 일이 떠오르면 웃고, 슬픈 일이 기억나면 울었다.
새는 언제나 그 돌을을 가지고 다녔다. 그 돌들을 결코 잊은 적이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새는 더 많은 돌들을 갖게 되었고, 늘 그런 식으로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돌들을 분류했다. 마침내 돌들이 무거워져서 새는 하늘을 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으며, 어느 날은 더 이상 날 수 없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늘 높이 날던 새는 이제 땅 위를 걸을 수조차 없게 되었다. 혼자서는 한 걸음도 움직이기 힘들었다. 열매를 따 먹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새는 끝까지 견디며 자신의 소중한 돌들을 지켰다. 얼마 후 새는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숨졌다. 그 새를 떠올리게 하는 한 무더기의 쓸모없는 돌멩이들만 뒤에 남았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뒤돌아보는 새는 죽은 새다. 모든 과거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날개에 매단 돌과 같아서 지금 이 순간의 여행을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