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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721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KBP
추천 : 2
조회수 : 36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6/25 20:19:22
비가 많이 옵니다.
의자에 앉아서 비가 오는걸 보다가
근처 운동장으로 나가서 한참을 달렸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온몸에 달라붙어 마치 벌거벗은 사람마냥 보입니다.
트랙위에서 한참을 앉아 울다 집에 들어왔습니다.
가슴이 아직도 너무 아파요.

그거 알아요?
나는 당신이 무척이나 좋아요.
나는 아직도 당신이 떠난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요.
오늘은 당신과 내가 헤어진지 200일째 되는 날입니다.

한 여름 땀이 많이 나는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거추장스럽게 달라붙은 옷들이 불쾌한 기분을 줘요.
아마 당신에게 나도 그런 기분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제 나 그만하려고요.
당분간 당신에게 연락같은거 안하려구요.

그거 알아요?
당신이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매일 운동나가는 척 
당신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있었다는 것을?
그럼에도 한번도 마주치지못해 우울한 나를 아나요?
모르시겠죠.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시겠죠.
나같은거 신경안쓸테니까요.

난 말이죠, 무척이나 겁이 많은 사람이랍니다.
보고 싶다고 말하면 행여나 날 귀찮게 여길까봐 아무말도 못했어요.
싫은 소리 한번이라도 하려다가도 당신이 내가 싫어질까봐 아무말 못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비오는 날에 내가 이런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나 당신의 번호를 지웁니다.
오랫동안 저장되어있던 그 이름을 지워요.
당신이 내게 했던 사랑한다는 말들도 지워요.
자꾸 눈물이 나서 못지우다가 지금 지워갑니다.

내게 당신은
아주아주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세상 누구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한 사람이에요.
만날때면 가슴이 설레서 몇번을 되새김질하고서야 한마디를 내뱉곤 했어요.
그만큼 당신은 내게 가슴 설레이던 그런 사람ㅇ에요.
그런 당신의 이름을 지워요.

아름다운 당신에게 나쁜 기억으로 남기는 싫었어요.
당신이 나를 귀찮아 할까, 불쾌하게 느낄까봐 겁이 나요.
그래서 나 여기서 그만 하려고요.
내겐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 
그 추억을 춘 사람은 불쾌한 느낌으로 날 기억한다면
난 너무 슬플꺼에요.

더이상 당신을 괴롭히지않을게요.
지금보다 한발자국 더 뒤로 물러설게요.

많이 보고 싶고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볼수 없고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어요.
내 세계는 너무 어둡고 
바늘떨어지는 소리조차 듣지 못할만큼 고요해요.
이런 세계의 주민인 나는 당신을 볼수도 들을 수도 없어요.

아프지말길 바래요.
안아팠으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요.
나보다 10배는 더 좋은 사람 만나요.
누구보다 사랑받고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길 바래요.
비록 당신이 날 떠났지만 난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께요.

며칠전부터 별이 보고 싶은데,
어두운 하늘에 아무것도 반짝이지않아요.
빛을 잃어버린 세계에서 난 눈을 감고 별을 그려요.
그게 내가 할수 있는 전부니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미안했고 고마웠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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