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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동물을 반려동물이 되게 한다는 것.
게시물ID : animal_1741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멍3냥6거북1
추천 : 14
조회수 : 67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01/08 22: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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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게 입양 사건들을 보며 착찹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죠?
근데 이번에는 크게 드러나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이지
사건들을 보며 전에도 이런 일들이 암암리에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늘 동게에서 입양글이 너무 자주 올라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 걱정스러웠습니다.
여기가 반려동물 전문사이트가 아니라 정해진 입양기준도 없고 계약서 양식도 없기에 더 그랬죠
특히 길냥이들 입양글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사실 다친 아이를 구조하셔서 정성스레 치료하시고 본인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입양보내신다거나
뭔가 특별한 사정으로 아이를 거두게 되어 입양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경우에는
저도 그 글들과 댓글을 굉장히 유심히 보게 됩니다. 너무 감사해서요.
 
그런데 단순한 냥줍 후 저는 못 키워요 데려가실 분? 하시는 경우 저는 그런 글을 보면 답답함도 느껴지고 화도 납니다.
물론 그냥 길에서 살면 수명도 짧아지고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커지죠
근데요, 그건 걔네 삶이에요. 우리가 안타깝다는 그 하나의 이유로 그 아이들의 삶을 좌지우지 할 권리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 삶을 감당하는 건 그 아이들의 몫이에요.
누군지도 모를 사람에게 입양보내는 게 길에서 지내게 두는 것보다 안전한 것이라고 장담을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길냥이를 잘 모르는 것 아니냐 혹은 고양이를 안 키워봐서 쉽게 얘기하는 게 아니냐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제 이야기를 살짝 넣어보자면
고양이를 무서워하던 저는 2010년에 아기길냥이 한 마리가 집으로 들어와 강제로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아기인 줄 알았는데 얼마 후 그 작은아이의 배가 불러오더라구요.  우리가족은 엄청난 멘붕에 빠졌습니다. 야 이거 어쩌냐 난리도 아니었죠ㅎㅎ
결론은 이 아이만 키우고 나머지 아기들은 젖은 충분히 먹이고 입양을 시키자는 것이었어요
아기들은 참 예뻤어요! 어느 하나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아이들이 4개월령이 되었을 무렵 적극적으로 입양을 준비했어요
우리가족끼리 입양에 원칙을 두었는데,
그 첫번째가 인터넷을 통해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지 말자는 것
두번째는 아는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더라도 고양이에 대한 확실한 애정이 있는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자는 것이었어요
쉽지 않더라구요ㅎㅎㅎ 귀여운 아기고양이를 보고 반한 사람은 많았지만 우리가 보낼만큼 믿음이 가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한 제자의 친구로부터 키우고 싶단 얘기를 들었어요.
처음엔 중학생이라서 안된다고 했는데 아이의 장래희망이 사육사라 동물을 무척 좋아하고
부모님도 그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신다는 점을 전해듣고
여섯아기들 중 제일 예쁜(그래서 이름도 예쁜이인) 아이를 보냈어요
듣던대로 부모님도 입양의사가 적극 있으셔서인지 직접 냥이를 데리러 오셨고
그날 갖가지 용품들을 구입하고 사진도 찍어보내주고 하더라구요
저는 예쁜이를 보낼 때 이것저것 당부하면서 두 가지를 제일 강조했어요
앞으로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자주 사진으로 보내달라는 것과
만약에 키우지 못할 상황이 될 경우 주저말고 우리에게 다시 연락을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처음엔 늘 사진도 자주 보내주고 예쁘다는 얘기를 많이 전해주더라구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진도 잘 오지않게 되고
급기야는 보낸지 한 달 후 제자로부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해듣게 되었어요
예쁜이가 하도 사고를 쳐서 묶어키운 지 좀 되었고
그 어머니는 예쁜이를 시장에다가 4만원에 팔겠다고 통보를 하셨다는겁니다.
그 소식을 전해듣고 아이에게 연락을 해보았어요. 그것들이 모두 사실이냐고
아이는 어머님을 바꿔주더라구요. 그리고 통화를 하는데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줘놓고 왜 참견이냐고.
그리고 통화하는데 뒤로 예쁜이의 비명소리가 계속 들렸어요.
네, 줘놓고 참견하면 안된다는 그 말씀이 맞아요.
그런데 입양을 보낸 후 아이가 잘 살길 바라고 신경꺼야하는 게 맞지만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에선 신경을 끌 수는 없는거잖아요?
계속 예쁜이 비명소리가 더 커지길래 더 이상 자극하면 안될 것 같아서 계속 좋게 말했어요.
키우기 힘드신거면 다시 보내주셔도 된다 좋게좋게 말씀드렸더니
결국엔 그동안 물건들 산 값과 힘들게 키운값까지 해서 8만원을 내놓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 날 8만원을 드리고 예쁜이를 데리고 왔어요.
아파트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에도 겁에질린 채 계속 울어대는데
정말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예쁜이는 집에 돌아와서 불안증세를 계속 보였고
전에는 그런 적 없었는데 여기저기 심각한 쉬테러를 하고 다녔어요.
애커 상담도 해보고 사랑을 따로 쏟아붓기도 해봤지만 나아지지 않더라구요.
쉬테러는 그 후 중성화 수술 후 멎었지만 불안증세는 지금도 심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잘 섞어 지내지도 못하고요.
 
이 일로 저희는 정말이지 입양은 함부로 우리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가슴 속 깊이 깨달았고
그렇게 6아기들 모두 저희가 거두게 되었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것 정말 신비롭고 행복한 일이었지만 7마리의 냥이들을 키운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ㅠㅠ
그리고 고양이라는 생명체에게 애정을 가지고 나니 
동네 돌아다니는 길냥이들도 더 눈여겨 보게되고 정을 붙이는 아이도 생기게 되더라구요.
데리고 들어오고 싶은 아이도 있었고 그 길냥이들을 주변에 좋은분께보내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예쁜이때의 일을 떠올리며 우리의 입양과정과 결말을 두고 하나하나 자꾸 자책하게 되고
지금도 힘들어하는 예쁜이를 보며 너무나 속상하고
예쁜이를 데려온 것도 혹시 잘못한 일일까?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아무리 정든 길냥이들이 안타깝고 가슴시려도
저 아이들은 저 아이들 팔자대로 자유롭게 살게두자. 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예뻐만 해주었습니다.
 
음...무슨 얘기를 하다가 이렇게 구구절절 늘어놓게 되었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동물을을 데려다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에게 입양 보내는 행위가 너무도 쉽게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거예요
우리는 누구나 입양을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입양보내는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본의 아니게 우리도, 아이도 상처를 입을 수 있고요.
그리고 입양받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 알 수가 없는거잖아요.
오유 정말 좋은 곳이죠. 따뜻한 분들도 많고 생각 비슷한 분들도 많아서 믿음이 가는 곳이에요.
하지만. 오유는 믿음이 가지만 한 명 한 명을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불특정다수가 모여있는 이 큰 커뮤니티에서 좋은 분을 만날 수도 있지만
똘아이를 만날 가능성, 동물 학대범을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에게는 그들의 삶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없어요.
그냥 동물을 반려동물로 만드는 걸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 입양을 보내고 싶다면 책임비도 있고 입양조건 까다로운 고양이 관련 카페에서 진행하시라는 것이에요.
물론 그렇게 보내도 학대를 할 사람들은 학대를 하겠지만
그래도 확률은 훨씬 낮아질테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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