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히키한 백조지만 한동안 회사 야근에 쩔어살때가 있었어요. 매일 매일을 12시에 집에 도착하다 그날따라 일찍끝나서 집밥먹으러 뒤도 안보고 지하철로 내달렸지요. 주린배를 부여잡고 지하철내려 어마마마에게 고기반찬을 달라 전화로 애교섞인 딜을 하고 핸드폰에 빨간버튼을 눌렀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다급한 목소리오 저를 턱 잡았습니다!!!
"잠시만요!!!"
"????"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춰선 저에게 그 여자가 심각한 목소리로 한 말은...
"참 복이 많으시네요!!! 집안에 복을 다 받으셨어요!!!!"
아...도 믿으세요...구나...ㅠㅠ 키작고 어리게 입고 다녀서 만만해보이는건가...일주일에 두어번은 걸리는지라 대꾸도 안하고 걸으려는데 그 긴 생머리언니의 힘은 무시무시했습니다. 잡은 팔을 뿌리치려는데 안 떨어짐!!! 도를 믿으세요를 떨치는데 도가 튼 제가 급 당황한사이 그 긴생머리언니는 속사포같은 속도로
" 집안에 모든 기를 다 받으셨어요. 여자지만 장남같은 존재로 온 집안을 다 떠받치고 있는 사람이네요. 집안에 기둥이시죠!!가족들이 많이 의지하고 믿고있네요.근데 요즘 많이 힘드시죠. 조상님이 뒤에서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싶어하시는데 기가막혀있어서 제대로 못 도와주고 계시네요. 근데 이런 기가 막혀있는걸 푸는건 정말 힘든데 참 복이 많으신게 오늘이 십오년에 한번오는 그때이구요 그래서 지나가다 제가 급히 잡은거예요. 정말 놀라셨죠. 제가 왠만해선 안그러는데 이 때를 놓쳐버리기엔 너무 아쉬워서요. 저랑가서 조금만 공덕을 드리면...어쩌고 저쩌고!!"
숨도 안쉬고 도쟁이들의 공식멘트를 날리던 아가씨 입에서 제사 이야기 나옴에 전 황급히 그 끝없는 멘트를 끊었습니다. 그와동시에 팔을 확 땡겼는데 잡고있던 손이 풀려서
" 아 잠깐만요!!! 저 바쁩니다!!!!"
하고 냅따 집으로 경보하며 달리는데....보통 이정도하면 대충 떨어져나가던 도쟁이들과 달리!!!! 이 아가씨는 정말 필사적인지 냅다 따라오더군요...호빗인지라 키차이때문에 전 그 아가씨에게 금방 잡혔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