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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9000
게시물ID : military2_1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중동사람
추천 : 12
조회수 : 12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05 20:10:09


 일반적인 재래식 항공폭탄은 1940년대가 저물고 50년대가 시작되던 시기에 주요 지상과 항공타겟을 공격하기 위해서 전세계 공군에서 채택되기 시작되었습니다. 그중 당연히 돋보이는 FAB-9000 M50과 그의 개량형인 FAB-9000 M54는 항공기에서 발사되는 단일 무기체계에서 열손가락안에 들정도로 거대한 폭탄입니다. 무게는 약 9,407Kg으로 9톤이나 되고 그중 4,297Kg에 TNT로 꽉채워진 이 폭탄은 왠만한 전술기 무게급을 자랑하며 주로 군수 공장같은 산업 시설이나 정박해있는 선박을 타격하는 용도로 도입되었습니다. FAB-9000은 최대 16,000m 고도안에서 최대속도 1,200Km/h로 낙하하면서 모든것을 (12,500m에서 떨궈 900m/s 속도를 기록한적 있음) 부실듯이 달려옵니다. 



fab9000m54-3.jpg



 무게가 무게다 보니 이것을 들고 떨어트릴 수 있는 항공기는 소련에서도 얼마 없어 Tu-95, Tu-16, Tu-22, 3М나 М4밖에 없습니다. 이중에 현재 이론적으로 이 폭탄을 들고 폭격임무를 수행 가능한 플랫폼은 Tu-95MS와 Tu-160 밖에 없습니다. 그중에서 Tu-95MS는 순항미사일 발사를 위한 개량덕분에 서스펜션에 걸릴 위험성이 있으며 Tu-160은 스펙상 임무 수행이 가능하지만 전략 폭격기로서 실제로 이러한 폭격임무를 수행하거나, 테스트한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폭탄을 나중에라도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는 이들 정도 뿐 입니다.



fab9000m54.jpg



 이런 대형 항공폭탄은 자신이 갖는 엄청난 위력과 달리 역설적으로 폭탄으로서 수명은 짧은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폭탄에 수명을 늘리거나 재활용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보니 대부분 재활용이나 수명 연장을 선택하기보다는 그전에 먼저 지상으로 보내는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FAB-9000은 아프가니스탄과 체첸에서 실제로 필요하지 않거나 과잉 위력이 예상되는 곳에도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폭탄이 창고에서 꺼내져 자주 폭격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위력자체는 확실한 편이였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FAB-9000은 소련이 상대하는 적군의 수준을 생각할때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곳에서 많은 양이 사용되었습니다. 아프간 산악지대에서 일반적인 고폭탄은 지형의 특성덕분에 효율이 매우 떨어져있었지만 FAB-9000 만큼은 매우 높은 효율을 자랑하였고, 정보국에서 파악한 바로는 일반적인 항공폭탄은 간단한 참호나 엄폐물에도 손쉽게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반군들이 공습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폭격이 떨어질때는 참호나 단단한 엄폐물에 숨어있다가 이후에 바로 자리에 이탈하여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아프간 마을 중앙에 정확히 공습을 가해도 실제 피해는 매우 경미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9톤이 넘는 FAB-9000에게는 대비라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습니다. 최대 시속 1200m로 지상에 떨어진 폭탄은 12m가 더 넘는 깊숙한 구덩이와 함께 엄청난 충격파를 가져왔는데 이 충격파는 워낙 강력해서 간이 참호나 엄폐물에 은폐하고 있어도 별다른 소용이 없었습니다. 폭심지에서 57m 이내의 사람은 일단 참호속에 들어가 있어도 충격파로 인해서 급작스러운 뇌진탕으로 사망혹은 바로 전투력이 상실됬고 225m 내에 인원에 대해서도 귀나 코에서 내출혈을 일으켰습니다. 덕분에 최전방에 돌격수로서 먼저 뿌리다 보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적군 대부분이 전투력을 상실하는 결과가 나오다 보니 FAB-9000은 여러곳에서 다량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fab9000m54-1.jpg


 1984년 10월 육군 전투 훈련소에 분석에 따르면 '아프간 반군들은 공학적인 관점에서 방어준비를 더욱 더 강화하고 있다."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대한 대비책은 공군이라고 꼽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아프간 파견 소련군을 공중지원하던 제 40 공군 보고서에 따르면 통상적인 공격기나 전투기가 투하하는 FAB-500 몇발정도로는 반군이 건설한 방공호나 바위 혹은 콘크리트로 강화된 반군 기지를 정확히 명중해도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몇몇 튼튼한 아치형 구조로 되어 있는 동굴은 현지 소련 공병이 설치한 폭약으로도 무너져 내리기는 커녕 동굴의 먼지들만 청소해주는 결과 나왔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로 매우 튼튼해 동굴을 매우는데 결국 실패했을 정도로 반군에 방어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강화된 타겟을 타격하기 위해서 대형 폭탄이 필요했고 바로 이때 FAB-9000에 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FAB-9000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폭약은 터지면서 동굴 상부에 엄청난 균열을 발생시키게 되었고 곧바로 둥굴이 붕괴됨과 동시에 수십톤에서 수백톤이나 되는 바위들이 경사지에서 굴러가게 되어 상당한 규모의 산사태를 몰고와 반군의 인력과 장비들을 모조리 돌속에 파묻치게 하는 인상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동굴 입구나 협곡은 산사태로 매워짐과 동시에 가끔씩 주변 산악 도로나 길 역시 막히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돌을 치우는것은 고사하고 반군들은 이렇게 막힌 도로를 대체할 도로를 찾는데 최소 일주일에서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대형 폭탄을 터트리기 위해서 제작된 AVU-E와 AV-139E 전기신관을 사용해 항공기에서 분리후 18 ~ 23초 이후 터트리는게 일반적이지만 가끔은 신관을 살짝 지연시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는 경우에는, 폭탄의 폭발력이 지표면에 분산되지 않고 무게와 속도때문에 지표면을 뚫고 들어간 이후 터지면서 엄청난 산사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fab9000m54-2.jpg



 이런 특성덕분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FAB-9000은 매우 사랑받고 꽤 자주쓰이게 되었습니다. 당장 전쟁 막바지인 1988년 3개월동안 Tu-16으로 289개의 FAB-9000 M54 폭탄이 투하되었습니다. 전술역시 '진화되어' 이제는 협곡에 다량의 폭탄을 투하하여 대규모 산사태를 일으켜 협곡 하단부나 동굴에 있는 반군과 반군기지 그리고 아프간 마을과 주민들을 모두 사이좋게 공동 돌무지 무덤을 만드는 전술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 전략은 후에 2001 ~ 2002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B-1과 B-52를 작은 협곡에 총 9,280Kg 분량의 폭탄을 투입하여 작은 협곡을 그대로 매워버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정도로 큰 폭탄은 더이상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프로파간다용으로는 더 적은 규모로도 가능하며, 이미 이런 재래식 항공폭탄은 방공망이 제대로 갖쳐지지 않는 국가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반에 이 폭탄의 본래 목적인 주요 시설 파괴는 이제는 순항미사일이 대신 수행하며, MOAB 같은 더 작지만 더 강한 폭탄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фаб9000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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