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도 안된 신혼입니다. 아직 애기도 없고요.
저는 술을 안좋아하고 아내가 결혼전에 술을 조금 좋아한다 생각했는데 결혼 후엔 술을 저 몰래 마시는 일이 종종 목격 되었습니다. 그럴때 저는 화는 안내고 술은 좀 줄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맞벌이 하는데 직장 동료와 늦게까지 술먹고 헤롱거려 데리러 간적도 몇번 있고요. 술 취하면 저에게 막말을 하고 행동이 억세지는 모습이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술자리에서 필름이 자주 끊겨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혼인데도 잠자리를 잘 안하려고 하는 것 같고... 각방 쓰기 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좀 잠버릇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요 ㅜ
근데 또 터졌습니다. 아내는 직장동료와 늦게까지 술을 먹고 저는 다시 데리러 갔는데 술주정이 너무 심한겁니다. 그래서 그 순간을 피하고자 대화를 잠시 피했는데 화를 벌컥내고 싸움을 거는 겁니다.
급기야는 다음날 장모님이 와서 아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더군요. 저의 동의도 없었습니다. 언제 오겠다는 말도 없고요.
그리고 하루 뒤 아내가 이혼 하자고 합니다.
저는 친정을 가서 내가 잘못했다. 는 식으로 빌었습니다. 힘들었을텐데 제대로 못챙겨줘서요. 근데 뭔가 이상한건... 장모도 이혼을 요구 하더군요. 겉으로는 "당사자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하라~" 이런식이지만 내심 이혼을 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장모님과 따로 통화해서 여쭤보니 아내가 이혼을 원하는데 어쩔수 있느냐...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보통 장모는 자기 딸이 이혼을 원한다 하더라도 어른된 입장에서 다시 생각하라고 하거나 친정에 오래 있지 말고 신혼집으로 가라고 하지 않나요?
아내는 제가 술마시는걸 가지고 제지 한다고 그게 너무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관계도 다 멀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건 결혼 후 직장 생활 하는데 자기 부서장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30대 후반 미혼인 남자이고(아내보다 9살 많습니다.) 자신의 학교 선배인데 강남 어디에 산다더라. 뭐 회사 퇴사하고 족발집 꾸려 나갈꺼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냥 저는 그냥 회사 사람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 사건이 터지기 전에 아내가 이런 질문을 두번인가 하더군요. "요즘 간통죄는 죄가 아니라며?"
저는 알고 있는데로 그렇다고 알고 있다고만 생각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내가 혹시 그 부서장과 바람난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유갖지 않은 이유로 이혼을 계속 이야기 한다는게 좀 당황스럽죠.
한편 가정환경의 차이는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부모님 노후준비(부동산 월세 및 국민연금)도 되고 부모님 자산이 어느정도 있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서울 인근 도시지만 신혼집을 구매해서 들어왔고 정말 부자다~ 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돈가지고 시달려 본적 없이 살고 있습니다. 학력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석사까지 공부 했습니다. 제 여동생도 대학원까지 공부하고 현재 고교 선생입니다.
반면 아내쪽은 장인이 사업하다 잘 안되어 그냥 핸드폰 대리점에서 판매원 하시다 일용직도 하는 등 직업 자체가 뚜렷한 분은 아닙니다. 장모 되시는 분은 동네에서 자영업 하시는데 월세가 30만원인데 그거 내기도 벅차 하신다고 하더군요. 국민연금 수급도 안되는 상황이구요, 아내는 경기도 변두리 전문대를 나왔습니다. 아내의 오빠 되는 분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작은 공장에 다닌다고 알고 있고 종교에 빠져서 집에 안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 후 아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부모님 빚도 자녀가 갚아야 하나?"
"엄마(장모)가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어하시는데 돈이 없데..."
"울 엄마아빤 국민연금도 못받아. 돈이 없어 못냈거든"
저도 잘못한게 돈 이야기에 얽히면 뭔가 제가 처가댁을 부양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저런 이야기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한적이 없습니다. 한번은 축의금과 비상금등을 모아 돈 천만원 정도 빌려드려서 처가의 새로운 사업에 보탬좀 해보는건 어떨까 이야기 했는데 아내가 "울 엄마는 빌린다는 개념을 몰라" 라고 단언 하더군요. 그래서 돈과 엮이면 안되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전 연애기간이나 상견례때도 저런 이야기를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냥 우리보다 좀 못살지만 사람만 좋으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돈에 있어서도 저는 2억짜리 집을 준비하고 결혼식과 신행비는 서로 반으로 나눴습니다. 아내는 혼수를 2천만원 정도 준비했고 처가댁에서 받은건 없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검소하셔서 이것 저것 안받으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상견례 이후 아내쪽 집안에서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우리집안이 그렇게 그집안과 차이가 나냐" 이러며 검소하게 하자는걸 자신들이 돈없어 무시하냐는 식으로 받아드렸다고 하더군요. 중간에서 제가 타이르느냐 애먹었습니다.)
또 하나 특징은 아내와 장모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해서 자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자주 친정댁에 갑니다. 장모도 지금 제가 사는 집 팔고 친정댁 근처로 이사 오라고 보실때마다 이야기 하시더군요. 참고로 친정댁은 제가 사는 동네보다 집값도 훨씬 저렴하긴 한데 직장도 버스로 30분 이내 거리에서 고속도로로 1시간 이상 운전해야 갈정도로 멀어집니다. 그런데 아내는 장인과 대화가 거의 없습니다. 뭔가 장인 자체가 집안의 허수아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장모도 장인과 대화가 거의 없구요.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아내가 장모와 대화 하면서 자신의 부서장 이야기를 했던것 같습니다. 부서장의 존재를 알긴 하더군요.
그래서 아직 애도 없는 신혼이라 환승, 즉 갈아타기를 시도 하려고 이혼을 요구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즉 저보단 강남에 살고 돈좀 있어 보이는 그 부서장이 더 나아보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모도 이런걸 고려해서 그렇게 나오는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부서장이 처가집안을 구제 해주겠다는 식으로 뭔가 조건을 걸었을지도 모르는거죠. (참고로 아내가 과거 결혼전에 이야기 하길 자긴 엄마=장모가 너무 돈돈돈 거리는게 싫다 라고 이야기 한적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축하해준 결혼생활을 1년도 안되어 접는건 마음 아프지만 결혼 이후 술 취한 아내 셔틀 해가며 생활 하는 모습도 좀 힘들고 처가댁의 경제상황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버는데로 쭉쭉 빨리는 느낌도 싫고 차라리 바람이 났으면 바람 자체가 원인이 되어 이혼을 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희 부모님이 아시면 난리 날 일이겠지만요.
그런데 정말 인간적인 윤리로 부모가 자신의 딸이 결혼 했는데 더 조건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이혼하고 그 남자에게 가라고 할 수 있나요? 이건 뭐 거의 드라마에서도 말도 안되는 주작글 같지만... 뭔가 지금까지 상황이 개연성이 충분해서요.
ps. 두서 없이 써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