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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사들
게시물ID : phil_173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ly89
추천 : 1
조회수 : 86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1/07/21 15:33:35

 

간혹 자기 혼자서 철학이나 심리학 꽤나 공부했다는 사람들 

 

그리고 종교에 심취한 몇몇 사람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개소리를 하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진정한 지혜를 깨달아야 한다. 더 높은 차원의 진리가 있다" 

 

 

어느 기독교인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주장하는 그것보다도 더 높은 차원의 진리가 있지 않을까?"

 

"인간의 철학에는 한계가 있고 하나님의 지혜는 무한한 것인데 그렇다면 하나님의 지혜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사실 그냥 듣고 지나칠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철학을 공부였거나, 과학적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는 자연과학으로 비유하자면 플로지스턴 설이나 에테르 가설도 마치 '과학인양'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플로지스톤'과 '에테르'가 헛깨비에 불과한 개소리듯이 '하나님의 지혜'나 '더 높은 차원의 진리'도 똑같이 헛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주술사'라고 부른다.  

 

그리고 주술사들과 논리적인 사람들은 결코 서로 대화할 수 없다. 

 

주술사들은 말한다. "그럼 하나님의 지혜가 없다는 걸 증명해봐?" 

 

이런걸 철학에서는 '악마의 증명'이라고 한다. 

 

원래는 하나님의 지혜가 있다는 것은 주술사가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역으로 상대에게 그 반대를 증명하라고 하는 것이다.

 

이제 주술사는 말한다. "만약 하나님의 지혜가 없다면, 지금 네가 가진 지혜는 어디서 왔을까?" 

 

또 다른 주술사는 말한다. "보다 높은 차원의 진리가 있고, 너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주술사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들이 증명해야 할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긴다. 

 

 

주술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어떤 논리적 모순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철학의 문외한이다. 그러면서 철학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척 한다. 

 

이런 사람들과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화를 해나가면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계속 상처를 입는다. 

 

주술사들은 주술사들일 뿐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정령과 토템을 섬기는 부두교 주술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철학이라든가 종교를 앞장세워서 자신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하려고 할 뿐인 것이다. 

 

 

 

주술사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피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지만 

 

만약 피할 수 없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최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사회적인 이슈만을 언급하는 것이다. 

 

주술사들은 대부분 사회 돌아가는 사정에 어둡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 주술사들은 팩트가 담긴 주장을 하지 못하기에 점점 대화에 자신감을 잃어간다. 

 

주술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종교와 철학이다. 

 

특히 복잡하고 사변적이며 이해하기 까지 오랜 시간과 공부가 필요한 철학은 그들의 좋은 먹이감이다. 

 

이건 알면서도 막기가 어렵다. 

 

다른 자연과학이었으면, 반대증거를 가지고 와서 개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한 마디 하면 끝나겠지만 

 

철학은 경험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철학은 인생의 의미, 사물의 본질, 선과 악, 윤리적인 행동, 가치와 판단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성찰해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도구이다. 

 

주술사들은 철학을 망치는 자들이기에 그런 자들은 문지방을 넘지도 못하도록 쫓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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