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두렵습니다. 간단한 쪽지 시험 하나에도 못 봐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내왔고, 단 한 번도 도전에 있어 실패한 적이 없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도전은 두려워 시도하지도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 주변 사람들은 절 과대평가하면서 절 신뢰하고 저한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사실 전 아무것도 아닌데요. 평범하다 못 해 오히려 별 노력도 들이지 않는 남들한테 추월당할까 전전긍긍하는 평균 이하의 사람입니다.

아직까진 어떻게든 버텨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의문을 품을 만한 결과엔 제 발이 저려 변명을 덧붙이면서요.

앞으로는 어쩌죠? 고학년이 되고,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가 되면 형편없는 제 실제 실력으론 반드시 실패할, 그리고 피할 수도 없을 도전들이 늘비해 있을 텐데요. 그때까지 가지 않아도 전 당장 내일 있을 시험을 잘 보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집에 와서 방금까지도 복습했지만 잘 보지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신뢰가 깨질까 두렵습니다.

엄마는 항상 아무것도 못 해줬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빠는 친척들한테 제 자랑밖에 안 하십니다. 무엇보다 이 두 분이 실망하게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