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우리 학교는 봄에 소풍이 없고 원보훈련이라는 이름의 행군 비스므리한 게 있었음
한 30키로 좀 안되게 걷는데 선생님이 물도 중요하지만 소금을 조금씩 먹어주는 게 탈진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올~~ 유용한 팁이군 생각했음.
세월이 흘러 군대를 가고 어느덧 상병 꺾이기 직전
유격훈련이 잡혔고 일병때 강릉 넘어온 무장공비새끼들때매 강화된 유격으로 작년엔 2박3일에 행군이 멍미?했던 유격이 4박5일에 복귀행군 40키로.....(우리 부대는 1군 직할 통신여단이었음)
어쨌든 이것저것 물품들을 준비하는데 내 수통은 문득 나보다 몇살이나 많은 어르신일까 궁금해서 수통을 쑥 뽑아봤는데 수통피에 쪼그만 주머니가 따로 있고 속에 뭔 약병이 들어있음. 그런 주머니가 있다는 것도 속에 뭔가 들어있다는 것도 처음 앎
속엔 아주 쪼그맣고 납작한 알약들이 들어있었음. 순간 고딩 때 그 선생님 말이 떠오름. 아~~ 이게 그 행군같은 거 할 때 퍼지지 말라고 먹는 정제소금이구나 오홀 득템 나이쓰!!
그리고 행군할 때 물 먹을 때마다 한 알씩 꺼내서 같이 먹음. 그렇다고 행군이 안 힘들리는 없겠지만 그나마 안 퍼진 건 그 알소금 덕이라고 굳게 믿음.
그시고 다음 해 유격때(세 번 받음ㅜㅜ) 다시 보니 두 알인가밖에 안 남아서 행보관님한테 그 알약소금 보급 안나옵니까? 물어보면서 약병 보여드렸더니 행보관님 표정 굳어지면서 저녁점호때 수통이랑 수통피 결합한채로 침상에 늘어놓으라고.
니들 수통피에 쪼매난 주머니 속에 약병 들어있는 인원있냐?
있으면 다 제출! 읭???
그니까 잘 모르겠으면 제발 물어봐 니들이 뭔 애기냐? 손에 잡히는 건 죄다 입으로 쳐넣게?? 이걸 무슨 소금이랍시고 행군할 때 처먹은 놈이 있어요 에효 혹시나 그런 놈 또 나올까봐 지금 수거한다 얼른 내.
분명 내 얘긴 건 알겟는데 도대체 내가 먹은 건 무엇???
내 옆옆 일병 찌끄레기의 수통피속에서 나온 내꺼랑 똑같이 생긴 그 약병의 문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간이정수제
출처 |
전에 군게에 올렸던 거 재업
그리고 아무탈 없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