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양이들에게 오래된 밥이라도 좀 주소...하며 심청이 젖동냥다니던 심 봉사같던 제가
이 동물 게시판에서 아파트소송을 이야기하고 동게인들의 선물에 위로를 받고 했던 게...봄을 지나 여름을 지나
가을도 보내고 겨울도 이제 중턱입니다.
어제보니 완전 새까만 아기냥이가 보이더군요.
현재 자주 보이는 건 4마리입니다.
까만 초등학생 1명,
노란, 털이 상당히 부실한 1명과 그런대로 보기좋은 1명,
흑백냥 1명.
다 추워서 남녘으로 간 건가...
털이 부실한 냥이는 어디서 자나...보일러실이 있는 집을 구했나...그런 주택이 주변에 있나...
걱정했는데 아파트 여러 동 가운데 폭신하고 뚜껑이 깊은 유모차가 1층에 놓인 곳에서 지내더군요.
유모차에 몸을 웅크리고...
ㅋㅋ
까만 아기냥이는 제 차 엔진룸에서 자더군요.
제가 엔진 얼지 말라고 안 입는 코트를 엔진에 덮어놓고 뚜껑을 닫아놨더니
글쎄 아기냥이가 거기서 따시게 쿨쿨...
아파트 소송이 경찰서에서 검찰청으로 이제 법정으로 넘어가면서
제 의지와 무관하게 출두해야하는 날들이 잦아졌습니다.
회사에 사정 말하는 것도 이젠 한계가 있고...
거의 퇴사수준이나 다름없는 유급휴가를, 장기휴가를 냈습니다.
45일간.
돌아가려 할 때 받아주면 돌아가는 거고..아니면 그냥 뭐...
소송에 공을 들여야 하고 그동안 직장에 소송에 허덕이다보니
증거수집 부실과 논리의 부족으로 소송을 약간 말아먹은 것도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팍...상하더군요. 횡령한 금액의 10분의 1만 기소의견을 내서 검찰에 넘기다니.
화도 나고...
하여간 아파트 주민들이야 뭐 잘 되면 좋지...하는 생각이지만
저는 성격이 의리의 돌쇠여서 부덕한 자가 헤헤 웃으며 사는 꼴을 못 봅니다.
이번 소송, 부실하게 했다가는 정말 실패하고, 패소하거나 푼돈만 겨우 건질 거고.
그러면 저는 평생 후회하고 분노할 겁니다.
그러느니..내 삶을 일부 잘라 갈아넣어서 이 소송을 다 이겨버리자...
가 제 결론입니다.
1월1일부터 저는 직장을 잠시 접어두고 아파트 소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순순히 달려갑니다.
냥이들아, 형아, 너희들 그래도 사흘에 한 번은 밥 줄께.
냥이들 밥은 늘 차려줘도 사진을, 그걸 이렇게 못 찍네요.
...
...
...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