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저는 눈치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몰라요.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론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농담과 진담도 구분을 못해요. 구분을 못하기에 저는 거의 모든 말을 전부 진담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게 진짜 문제인거 같은게, 분명 상대방은 대화를 부드럽게 하고자 농담으로 다가왔는데 저는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상대방이 애매한 것도 아닌게 그런 대화내용을 제 3자에게 묻는다면 100이면 100 전부 ‘농담’이네. 라고 받아들이구요... 정말 타인과 대화하는게 힘드네요. 저랑 대화해주는 타인도 그럴거구요..물론 대화할만한 친구도 거의 없어요. 나 홀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제 스스로 이렇게 쓰는게 좀 부끄럽긴 한데, 저의 외형적인 모습은 객관적으로 잘생김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성격적인 부분을 모르고 외모만 보고 연락오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그분들이 금방 지쳐 떨어져나가거나 제가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저도 외로움을 느끼기에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만나고싶지만 대화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톡 한마디 한마디 보낼 때마다 수천, 수만의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내가 보낸 톡 내용이 상대방에게 이상하게 느껴지면 어떡하지. 화내는건 아닐까. 기분이 상하면..’ 이런식으로요.. 결국 상대방이 연락을 중단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 지나친 감정의 소모로 인하여 연락을 지속하지 못하고 끊어버립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하는게 무서워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잡음과 마찰이 발생하는건 당연한건데 이를 마주하기 겁나고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관계를 끊고 숨어버리게 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읽지 못하고 항상 ‘상대방이 날 싫어하는게 아닐까’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아니 망상이 아니라 사실인가요...
가부장적 집안에서 자라 언제나 해병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술만 마시면 자기 처와 자식에게 싸대기를 날리며 초등학생 아들에게 늦잠잤다고 야구빠따를 휘두르던 아버지가 문제였을까요. 중학생 때 제게 빵을 사오라고 하며 돈 대신 주먹을 쥐어주던 일진 동창이 문제였을까요. 아니면 이렇게 계속 남을 원망하고 싶어하는 제가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