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요새 아침에 일어나 베개를 살펴보면 빠져 있는 머리카락이 많아 우울한 때입니다. 그래서 더욱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만 똥손인 제가 겨우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겨우 다크소울3를 클리어했었습니다. 그다음 즐길 소프트를 살펴보다가 최근에 나온 `호라이즌 제로 던`이라는 게임이 꽤 호평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갓게임`이라는 평가에 구입하고 클리어를 했습니다. (사실 서양 게임은 그나마 양민도 클리어할 수 있게 만드니까요)
극도로 발달한 기계 문명의 고대인들이 모종의 이유로 파멸하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과거의 문명을 잃어버립니다. 생존한 인류는 부족사회로 회귀합니다. 인류는 고대인들의 유산인 동물보다 더 동물 같은 기계 동물을 사냥하며 살아갑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의 세계관에 주인공 에일로이의 행적은 신화 속의 영웅들의 서사를 조금은 진부하게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 스토리가 지루하다거나 형편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거의 모든 흥행하는 영상 작품들은 과거 신화들을 꽤 많이 차용하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보증받았고, 익숙한 얘기니까요.
게임에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액션 게임인 만큼 액션도 꽤 훌륭합니다. 기본적으로 수렵 액션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개활지에서 자원(요철목, 각종 꽃, 돌멩이 등등)을 획득해 각종 소모품을 보충해 창과 활 같은 과거의 무기들로 기계 동물을 사냥합니다. 친절하게도 획득 가능한 자원에는 아이콘이 떠 있어서 멀리서도 발견하기 쉽습니다. 되는대로 자원들을 줍다 보면 인벤토리가 가득 차서 상점에 팔아야 하는 경우도 꽤 빈번합니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창은 초반에 등장하는 적에게는 훌륭한 무기지만 점차 진행하다 보면 고정된 공격력 때문에 후반은 주로 제3의 눈인 포커스로 적들의 약점을 파악 원거리 무기인 활과 어려 투척 무기들로 적을 공략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 데나 때리면 콩알만큼 데미지가 들어가지만, 약점을 공격하면 터지는 데미지는 상쾌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게다가 기계 동물을 통해 얻어지는 자원으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강해지기 위해 레벨 노가다 보다는 좋은 자원을 뱉어내는 강력한 기계 동물 사냥에 치중하게 됩니다. 또한, 강한 기계 동물에게는 현대식 무기들이 부착돼 있어 부착된 무기를 파괴하고 무기를 습득 도로 공격을 돌려줄 때는 복수의 쾌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줍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락온 버튼의 부재입니다. 시야에 들어온 적을 상대하는 건 괜찮지만 한 대 맞고 뒹굴면 시야에서 사라진 적을 찾는 게 꽤 고욕입니다. 적을 찾기 위해 시야를 돌리다 보면 약간의 멀미도 느낍니다. (다크소울3를 해서 그런가. 전 자꾸 한 대 맞으면 R3를 누르고 있습니다.)
익숙하지만 충실한 스토리와 훌륭한 그래픽은 새로운 세계 호라이즌 제로 던을 멋지게 그려냈습니다. 패드를 잡으면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로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아직 안 해 보신 분들은 꼭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