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공개가 어려울듯 하여 익명으로 올린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으로써 보육원 (고아원)에서 복무중이며,

직원 13명 (저 포함 14명), 아이들 (0세 ~ 18세) 25명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네개 동에서 아이들이 나눠서 살고 있으며, 선생님 2명씩 한 동을 2교대 근무하고 계십니다.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세~초등학년 9명 정도의 여아들이 사는 한개 동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터졌습니다.

다른 동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대화하다가 무심결에 나오는 몇마디 말이 빌미가 되어 조사하게 되었는데

(선생님 00선생님이 저 때리는건 사랑해서 그러는거죠? 등의 아이들의 말을 듣고)

대충 내용이 해당 동의 선생님 한분이 아이들에게 몸씁짓을 하였다는 것이였습니다.

 

 

밥을 잘 언먹으면 와사비를 숟가락으로 퍼서 먹으라고 시킨다거나,

세숫대야에 물을 받게하여 얼굴을 박고 숨을 참게 시키고

2~3세 영아들 발바닥을 때린다거나, 말 안듣는 5세 아동들에게 꿀밤을 때리는 등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조사결과 열몇가지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사안들이 나왔습니다.

 

 

원장님과 상담선생님 해당선생님 3자 대면 조사등을 통하여 처음엔 부인하다가 나중엔 대부분 시인하고

신고할까 or 자진퇴사할래 하여서 자진퇴사하는걸로 하여 지난 7월로 퇴사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할때 원인은

첫째는 선생님 본인의 자질 문제,

둘째는 열악한 아동시설 (한 방에 1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이 생활)

셋째는 무능한 기관장(이사장 및 원장) 정도로 생각됩니다.

 

 

당연히 112에 신고하고 해당 선생님에 대한 처벌 및 기관에 대한 전수조사,

이전에는 아동학대 사건이 없었는지 (사실 6개월 전쯤 퇴사한 선생님이 학대선생님 친구로, 같은 동에서 둘이 근무했는데

이때부터 아동학대가 실시되었다고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조사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자주 받는 교육중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도 있으며, 해당 사안을 신고해야 맞는건데

최근 아동학대 관련법이 강화되어 아동학대 적발시 무조건 일단 기관 폐쇄 후 조치 한다는 법 때문에

원장 주도하에 자진 퇴사로 그냥 무마하자 라는 분위기로 넘어가버렸습니다. (사실 본인한테 처벌이 오지 않을까를 더 우려하신듯 합니다.)

많은 선생님들도 학대한 선생님에 대해 처벌을 해야한다며 조치를 취해야하는거 아닌가 하다가 결국 쉬쉬하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입장에서 듣고만 있고 내가 뭐라고 나서면 안되겠구나 하다가 마음의 짐이 커져서 글을 남겨봅니다.

국장님과 사무실 직원분들하고 얘기하면 신고가 맞는거다 라는 생각이 공통이긴 하나, 원장 및 이사장(작년 정년퇴임, 현 원장의 남편) 생각은

넘어갔으면 좋겠다 하는거 같습니다.

심지어 그 학대 선생님이 퇴사한지 3개월만에 타 기관에 입사원서를 넣었는지 전화가 왔다합니다.

해당 선생님 어떻게 근무 했었냐고 묻는다는데, 이사장님 말씀이 뭐라러 퇴사한 애 길을 막냐 나쁘게 말하지 말라 하였다고 합니다.

 

 

다른 선생님이나 아이들은 잘 지내고 괜찮은데 이대로 그냥 있어도 되는건가 모르겠내요.

피해 아동들이 받은 상처가 아이들이 커가는데 매우 큰 문제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인데,

또한 나중에 신고해서 걸려들면 아동학대 은폐로 더 큰 처벌을 받을텐데 안일하게 대처하는 기관장님이 괘씸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