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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년을 만났어요. 세월이 길었던 만큼 정리해야할 것도 많아요. 그래서 뭐부터 정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정리하자니 내 생활용품의 거의 대부분을 버려야해요. 그렇다고 구분해서 버리자니 마음정리가 쉽게 될것같지 않아요.
다 버리고 새로 사자니 사면서도 슬플것같아요. 너무 아파요. 벽에 걸린 사진도 못 떼어내요. 정말 끝인 것이 실감나서. 아무것도 정리할 수가 없어요. 지울수 없어요.
나는 화해하고 싶어서 연락했어요. 그것도 일주일 넘게 전전긍긍하며 애태우며 고민하다 카톡을 보내기로 했어요.
화해의 카톡하기전 주말에 그 사람과 늘 함께하던 주말을 어찌 보내야 안 허전하려나 싶어 친구를 만나러 갔어요. 친구와도 남친이랑 화해하고 싶은데 어떡하면 될까 이야기했어요.
어차피 화해할거 빨리 화해하고 다시 연애하자 싶었죠. 그래서 연락을 먼저했어요. 늘 제가 먼저 연락하고 화해했거든요. 이번에는 그 사람이 먼저해주길 기대했는데 급한 제가 했어요.
근데 헤어졌어요. 그 사람은 나랑 연락 안했던 일주일 넘는 시간동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었대요. 그 시간이 좋았대요. 저는 속상하고 그러면서도 보고싶었던 냉전기간 동안 그 사람은 내가 없어서 편했대요.
그러면서도 헤어지자고도 안하더라고요. 이 찌질한 놈은 그러면서도 헤어지자고 내가 말해주길 기다렸나봐요.
내가 없어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는 말을 듣고 누가 계속 사귈 수 있나요? 누가 그런 사람 옆에서 행복할 수 있나요?
그래서 헤어지자 말해줬어요. 못난 그 사람이 못한말 제가 해줬어요.
우리의 6년은 카톡 몇 개 주고받고 끝났어요. 6년이 별거 아닌게 되었어요.
내 소중한 6년은 이제 떠올리면 나를 지옥에 담가버리는 6년이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받은 그 상처되는 카톡은 딱 한번 읽었어요. 근데 매일 밤마다 떠올라요.
‘솔직히 연락 안하는 기간동안 나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었어.’ 이 말이 계속 나를 찔러요. 나를 할퀴고 지나간 자리를 또 상처내요. 나는 언제쯤 괜찮아 질까요? 6년동안 행복했던만큼 다시 6년을 아파하면 괜찮아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