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곤이 말하기를,
“너의 배가 10척이고 신종(申鍾)의 배가 10여 척이었으니, 추격하여 포위하면 왜선으로 하여금 달아나지 못하게 할 수 있었을 터인데, 어찌하여 큰 바다에까지 추적하여 갔었는가?
하니, 나사항(전라도 병마절도사 ·군관)이 말하기를,
“왜선의 빠르기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왕등도(王登島)를 향하여 갈 적에 바다가 매우 광활하였는데, 마침 그날 순풍(順風)이 있었으므로 접전하였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단코 따라 잡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였다. 남곤이 아뢰기를,
“왜인도 활을 잘 쏘던가?”
하니, 나사항이 말하기를,
“비록 쏘는 자가 있었으나 활이 강하지 못하여, 맞은 자가 다치지 않았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각궁(角弓)을 사용하여 쏘던가?”
하매, 나사항이 아뢰기를,
“왜인들이 방패 안에서 활을 쏘았으므로 무슨 활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남곤이 말하기를,
“방패 안에 있었다면 너희들이 어떻게 쏘아 맞혔는가?”
하니, 나사항이 말하기를,
“그 방패 위에 두 귀[耳]가 있었는데, 왜인들이 반드시 이를 통하여 엿보았으므로 쏘아 맞힐 수 있었습니다.”
※ 몇 줄 요약
1. 본문에는 언급되있지 않으나 전라병마절도사 · 군관 나사항이 왜선 한 척을 추격하여 화전으로 돗대를 부수자 왜선이 배 안에 틀어박혀 도망가려 함. 그러자 나사항이 활도 쏘고 총통도 쏘았는데 격침이 안 돼서 그냥 불을 질러서 왜인들을 생포함(그런데 생포한 왜인은 1명 뿐). 조정에서는 나사항을 불러 그 일에 대해 물어봄.
2. 남곤의 질문 : 왜인들이 활 잘 쏨?
3. 나사항의 대답 : 쏘는 사람은 있지만 활이 약해서 다친 사람 없음
4. 왕(중종)의 질문 : 왜구들이 각궁 씀?
5. 나사항의 대답 : 방패 안에서 활을 쏴서 활 종류는 모름
6. 남곤의 질문 : 방패 안에 있었다는데 어떻게 쏘아 맞춤?
7. 나사항의 대답 : 방패에 난 조그만 구멍으로 우릴 보는 걸 확인해서, 왜인들이 구멍으로 우리 볼 때마다 그냥 화살로 맞췄음.
8. ????
※ 알 수 있는 사실
1. 조선시대 장수들은 조그마한 구멍으로도 적을 맞추는 것은 기본이었음 (응??)
※ 출처 : ‘중종 48권, 18년(1523 계미 / 명 가정(嘉靖) 2년) 7월 6일(갑술) 2번째기사 - 전라도 병마 절도사 · 군관 나사항이 왜선과 접전한 절차를 아뢰다.‘에서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