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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ar』를 보고 - 다행이다
게시물ID : humorbest_1726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막
추천 : 27
조회수 : 2629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8/04 19:31:21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8/04 18:23:03
약속(?)대로 감상문 ㅋ

솔직히 걱정 많이 했었다. 『원더풀 데이즈』의 재앙이 다시 도래하지나 않을까 싶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기간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비를 까먹으면서 계획적이지 못하게 하나하나 공부하는 분위기로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완성한 게 건질 거라고는 음악과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 뿐이었던 작품. 그나마 제작 후엔 기술진도 뿔뿔이 흩어져 정말 남는 게 없었다. 기대했던 개봉일에『원더풀 데이즈』를 보는 동안 내내 수긍 안되는 줄거리와 어디서 본듯한 미장센, 여기저기서 멋지다 싶은 건 다 가져다 맥락에 안 맞게 박아 넣은 듯한 이도저도 아닌 잡탕 장면들, 집중력을 흐뜨러뜨리는 편집에 계속 실망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얼마나 힘든가. 불모지에서 감독 혼자 '좋은 공부를 했다'며 스스로 위로하는 상황이 다시 연출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D-War』제작기간이 9년이었던가? 자본이 700억이었던가? 졸작이 탄생해 혹평만 받고 회사는 와해돼 그간 쌓은 기술력 다 공중분해 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말이다.

결국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뜻밖에 볼만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최근 개봉했던 『에라곤』 보다 점수를 훨씬 높이 주고 싶다. 미국 관객들도 이정도 점수를 준다면, 세계시장에서 꽤 괜찮은 SF로 남을 것이다.
이건 공상+액션 영화다. 관객 입장에서는 난이도 높은 장면들을 CG로 구현했건, 모형으로 구현했건, 제작기간이 몇년이었건, 제작비가 얼마가 들었건, '보기에 좋고 신나더라' 하나면 장땡인 건데, 이건 과연 보기에 좋았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서양 관객들에게 생소한 개념들―이무기, 여의주, 승천하는 룡―을 이해시키는 데 인색했으며 상처입은 좌우 다리가 바뀐다든지 하는, 디테일에 무심한 점... 헐리우드 판타지에서 너무나 많이 본 듯한, 중세유럽식 악의군단... 그러나 이 모든 건 결말부에서 다 보상받는다. "우와 멋지다"를 내뱉을 수 밖에 없는 액션!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눈에 익숙한 장면이 최고 기술로 구현된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고, 서양관객에게는 '우와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을만한, 『Transformers』를 능가할 transform 장면이 있었다(물론 기술적인 면에서의 얘기가 아니다). 도심에서의 전투와 추격장면도 훌륭한 액션이었다. 한마디로 <공상+액션>을 표방하는 영화가 갖추어야 할 미덕은 다 갖추었다.

그런데 왜 일각(제도권 평론가들?)에서는 드라마영화에서나 요구될만한 요소를 못 갖추었다며 혹평을 해 대는지 알 수가 없다. 신나야 할 댄스뮤직 들으면서 심금을 울리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아쉽다느니 이런 말 하면 안되지 않는가...

어쨌든 결론은, 심형래의 열정이 어떻고 국내 기술력의 발전이 어떻고를 다 떠나서, 이 영화는 매우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 시원한 액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덧붙여 이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영화적으로, 부수적인 캐릭터 사업 등의 머천다이징으로 쏠쏠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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