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 차림이 상복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조모께서 돌아가셨어요
부산 모 소재 장례식장에서 모셨는데
늦은밤 11시쯤이었을까요
어디선가 소곤소곤 "문재인이다 문재인이다" 웅성대는 소리에 거의 맨발로 급히 로비로 나가려는 찰나
달님을 뵈었습니다.
2012년 대선때 부정선거로 당연한 님의 자리를
503호에게 빼앗기시고
저희 집은 한 일주일넘게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함께 통탄했습니다
그시기 봉화마을에 방문해 '다시 기회가 올것입니다'
방명록에 남겼던 기록도 새록새록 하네요
다른 분의 조문을 오신 상황이라
먼 발치에서 뵈도 마냥 영광이었습니다.
(위치와 상황이 그러한만큼 몹시 조심했습니다만)
제가 너무 좋아 발바리 마냥 설쳤던 걸 보셨던지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고 넌지시 물어보셨는데
심장 뚜드려맞아 멎는 줄.
그리고 제 혈육들 두어명 돌아가며 셀피 남겨주시고
서둘러 가셨습니다.
아마 붐비지 않는 시간대에 조문오셔서
그날 밤 곧장 다음 스케쥴로 서울 가신걸로 압니다.
하늘과 바다의 천사들과 수천 수만의 촛불들이
그 마음들이 염원들이 꿈들이 오늘 이루어진듯
설레어 잠을 이룰수 없네요
조문중 사진이라 조심 스러워 그간 망설였는데
오늘은 도저히! 못 참겠네요. 지릅니다.
저는 생전 어릴적 저를 키워주시고 인자하셨던 조모님께서 보물같은 기회를 주셨다 여깁니다.
조문중 예의가 아니다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슬픈 자리에서 분노의 자리에서 기쁜 자리에서
국민과 함께
국민 가까이에서
그들을 위해 뭐든 하시는 분이라고
우리가 너무나 다정한 나랏님을 얻었다고 생각해주시고
파파미 중 한 미담으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