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양귀비가 마약의 원료인 것처럼, 역사는 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나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 또는 근본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
만약 적당한 과거가 없으면 그러한 과거는 언제든 발명될 수 있다. 이런 이데올로기들이 정당화 하려는 현상은 과거에 존재했던 것이나 영원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새로운 것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딱 들어맞는 과거는 대개 존재 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 이데올로기들의 현대판인 종교적 근본주의와 현대 민족주의 모두에 해당된다.
역사론 - 에릭 홉스봄 지음, 강성호 옮김. 민음사 2002. < p.23 역사의 밖과 안에서 >
참고 : 이데올로기 = 이념
역사가 정치적으로 또는 특정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을 잘못된 행동으로 내 몰수 있기 때문에 역사는 위험한 학문입니다. 언제나 역사의 잘못 된 예로 손 꼽는 것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이용했던 역사였지요. 그 때문에 많은 독일 국민들이 유태인을 핍박하는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지요.
또한 많은 이스라엘의 우파들이 대중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핍박하도록 하는 것의 기본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자신들이 피해입은 역사만 강조하고 자신들이 했던 나쁜 짓은 잘 가르치지 않지요. 그 때문에 어린 소녀들이 팔레스타인을 저주하는 문구를 적는 사진이 찍히는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역사를 제대로 가르쳤다면, 그 소녀가 그런 문구를 쓸 수 있었을까요?
역사를 내 민족을 위해서 또는 내 편을 위해서 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이 일반화 된다면 한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역사가들이 흔히 말하는 재야사학을 쉽게 인정 안 해주고, 민족적 사관으로 해석해야 된다는 이들을 멀리 하려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역사는 굉장히 위험한 학문입니다. 대중을 조종하기에 좋은 학문이지요. 국가가 하는 나쁜 일 또는 사람들이 행하는 나쁜 행동을 쉽게 정당화 시켜줍니다. 특히 국가를 위해서라느니 민족을 위해서라는 단어로 무장하고 미친짓을 저지르도록 하는데도 필수로 사용되지요. 우리는 억울하게 살았으니 이정도 나쁜 짓은 괜찮아라는 논리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 역사입니다.
그래서 역사가는 탈민족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려고 항상 노력 합니다. 역사학은 100% 객관적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적이려고 노력하는 학문이지요. 이런 이유로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검증하고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를 끊임없이 찾아보는 것입니다.
역사의 사실이 한 두 문장으로 결정될 수 없고, 자의적으로 해석된 문장으로 결정 될 수 없는 학문인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역사를 자신의 입맛에 맞춰 해석하지 마세요. 역사는 그렇게 쉽게 해석되고 다뤄져야 할 학문이 아닙니다. 누구나 역사를 말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역사를 재단하고 정의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