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터 우울증이었습니다 제기억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죽고싶었고 자해를 시작했어요 상담도 받아보고 병원도 가보았습니다
지금 어느새 이십대후반이고 제 우울증은 부모와의 관계때문이라 함께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고 부모님은 거부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때문에요
저 혼자서의 상담으로는 부모를 이해하게된것 거기까지입니다 화내고 원망할 대상이 사라지고나니 무기력함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질 못합니다 더이상 부모님은 예전처럼 저를 막대하진 않고 저도 더이상 적대시하지않지만 불쑥불쑥 치밀어오르는 감정은 자해로 돌아옵니다
아무래도 제 스스로 지금 취직조차 안되는 현실 탓도 있겠지요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으니까요
어설픈 치료는 시작하지 말았어야함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부모를 이해하기 전에는 이 현실을 부정하고 깨부수기 위해 학창시절내내 정말 치열하게 독기를 품고 어떻게든 애썼습니다 대학때도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독립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동행치료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의사선생님께 전해 듣고 제 진로를 아버지가 꺾어버린후로 제 스스로가 껍데기 그 이상으로 느껴지지않습니다 부모도 다 그들의 사정이 있는거고 부모로써 어찌 자식을 키워야 하는지 몰랐을 뿐이지요 저는 재수없게 이 집 자식으로 태어난 것 뿐이구요 그 덕에 살고싶은게 뭔지 모르고 살게 된 것 뿐이죠
목표가 꺾이고 죽기전에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식고나니 하루하루 연료가 바닥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순간의 엔돌핀을 위한 자해도 지나치게 잦아지고 그 뒤에 밀려오는 고통과 현실은 더욱 더 제 자신을 바닥으로 끌어들이게 됩니다
이러다가 저도 모르게 그냥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생각하게 될까 무서워집니다 제 스스로가 두려워요 거울을 보지 못한지도 오래되어가네요 행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