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내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그렇게 고양이를 좋아하진 않았다.
밤낚시의 적막함을 찢는, 흡사 아기 울음소리는 좋아할 수가 없었다.
집 근처 길거리 묘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새끼들은 비쩍 말라 금방이라도 죽을 듯 보였고, 다 큰 것들은 매한가지 몰골을 하고는 눈이라도 마주치면 하악, 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키우던 개가 죽고 4년이 지났다.
이제 냄새가 옅어졌을까.
이제 눈을 마주쳐도 화는 내지 않는다.
다만 긴장한 눈으로 응시할 뿐.
그리고 먹을 것이라도 주지 않을까 해서, 내 곁에 다가온 것은 네가 처음이었다.
담배를 태우러 나온 터라 먹을 것은 없었다.
구태여 먹을 것이라 혼자 짐작하는 것은 네가 내 뻗은 손의 냄새를 맡으려 다가왔기에.
활짝 열린 동공에 마음이 동해서, 기대를 채워주고 싶었다.
놀라지 않게 조심스레 일어나 방에서 가다랭이 포를 들고 나왔다.
나왔을 때에 이미 너는 없었다.
당직이 끝나고 퇴근하는 길, 오늘은 다시 볼 수 있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