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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에게도 의식은 있다.
게시물ID : phil_17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0
조회수 : 56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2/24 13:48:26
좀비에게도 의식은 있다.
의식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어떤 의미를 들이데도 그러하다.
가장 낮은 단계의 의미로 해석하면 의식은 곧 '각성'이다.
쓰러진 사람보고 의식이 돌아왔다고 햇을때의 의식 말이다.
이때 의식이 돌아 왔다는 것은 곧 각성상태가 되었음을 말한다.
그리고 주변과 반응하는 각성상태인 의식은 분명 좀비에게 있다.

의식이라는 말을 '주의'와 관련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나는 너를 의식하고 있다. 라는 말은 나는 너에 대해 주의를 두고 있다. 라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 난 좀비에게라면 분명 주의력이 있어야만 한다.
주의력이 없으면 사람을 잡아먹기는 커녕 알아보지도 못할테니 말이다.
즉, 좀비에게는 주의, 인식이라는 의미에서의 의식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철학에서는 의식을 좀더 고차원적인 의미로 쓰고 있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규정하지는 (않고?)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에서는 보통 이 의식이라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난해한 용어를 특별한 정의도 없이 그냥 써버린다.
한다해도 그것은 정의가 아닌 단편적인 속성이고, 간혹 정의조차도 대략 애매하고 막연하고 피상적인, 그래서 하나마나한 형태이다.
저들의 맥락과 눈치로 파악해 보면 의식은 로봇이나 미물에는 없고 고등동물 또는 인간에게만 있는 어떤 고상한 능력 같은 것이다.
다만, 의식은 대개가 '자유의지'와 엮여서 사용되고 있어서 의식을 유무를 자유의지 유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본다.
즉, 의식은 곧 자유의지가 된다. 자유의지도 혼란스럽지만 의식보다는 덜 난해하니 자유의지에 집중해 보자. 

자유의지가 뭔가?
자신의 상태나 행동을 규정하는 목적을 외부의 다른 의식체에게 직접적으로 통제받거나 간섭받거나 조작당하지 않는 자체적인 결정권, 
또는 자기 고유의 맹목적성. 정도로 정의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인공지능에는 자유의지가 없다. 
자신의 상태나 행동, 목적이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통제받고 조작당할수 있는 인공지능은 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유의지는 없는 것이다.
반면에 주변을 날아다니는 보잘것 없는 날파리에게는 자유의지는 있다.
좀비도 마찬가지다.
그게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좀비는 분명 사람을 잡아먹겠다는, 외부에 직접적으로 간섭받지 않는 자체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행동한다.
물론 좀비의 목적은 원래 정상이었을때의 목적과는 달라졌지만 말이다.

그러나 좀비의 상태는 정상적인 인간의 상태와 분명히 다르다.
목적이 아니라 반응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자기상태에 대한 인식이 있다.
여기서의 자기 상태는 자신의 목적성 상태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었인지 분명히 인식한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결과나 상황이 목적달성에 이로운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에 대해서도 인식하며 반응한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곧 감정이다.
즉, 좀비에게 없는 것은 의식이 아니라 감정이다.
좀비는 자신의 목적에 대한 인식이 없고, 그 목적의 달성 상태에 대한 인식도 없다.
좀비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지만 자기의 목적성 상태를 인식하지 못한다.

인간에게 자체적인 목적은 달성해야만 하는(한다고 믿는)당위적인 것인 반면, 좀비에게의 자체적 목적은 그냥 마음에 끌려서 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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