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중에는 남의 정신을 지배해서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에게 소모되게 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치는 자들도 있다.
사기꾼의 마수에 걸린 상대방은 대략 사기꾼에 의존하여 조종당하며, 또한 그들에게 종속되어 스스로 복종한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어떻게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행동의 주도권을 남에게 맞길수가 있을까?
놀라운 것은 이것에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충분한 경험이 있는 어른이나 장년층도 여기에 걸려든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분별력으로 봐도 뻔히 사기꾼인데 이들은 그것을 못보고 그들의 지령을 따르고 그들에게 시간과 돈을 헌납하며 자신을 소모시킨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영화 범죄의 재구성의 마지막 대사가 답인지도 모르겠다.
"사기는 테크닉이 아니다. 심리전이다. 그 사람을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것을 알면, 게임 끝이다."
일단 상대방이 욕망하는 것을 알면 그것을 부추길 수 있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제하던 욕망을 열망하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사기꾼은 상대방의 희망같은 욕망을 부추김과 동시에 상대방의 역량이나 상황의 결핍도 인식시킨다.
그러면 상대방은 열망에는 불타지만 동시에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그것을 성취할수 없음에 받아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기꾼은 자신이 그 열망을 이뤄줄 수 있는 능력과 의향이 있음을 희생자에게 보여준다.
욕망데로 믿고, 믿는데로 보게 되기 때문에 이정도 까지 걸려들었으면 희생자는 이미 정상적인 분별력은 사라졌고
따라서 그 다음부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쯤되면 희생자에게 사기꾼은 자신의 열망같은 욕망을 실현해줄 한줄기 빛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기꾼의 말은 자신에게는 곧 원칙이고 진리며, 자신이 믿고 의지하며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뭐 이야기는 대략 이렇게 전개될듯 하다.
사기꾼은 사람이 두려워 하는것으로도 장난을 칠수도 있다.
예컨데 보이스 피싱이 그러하다.
보이스 피싱은 사회적 경험이나 지식이 적고, 분별력이 높지 않으며, 조금이라도 누명쓰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작동할 것이다.
일단 사기꾼은 상대방을 취약한 상태로 빠질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라며 몰아세운다.
그리하여 상대방이 금방이라도 큰일이 날 것 같은 상태로 받아들이게끔 압박하는 것이다.
그렇게 현혹되어 다짜고짜 압박을 받게 되면 희생자는 위기의식에 시야는 좁아지고 정상적인 분별력도 사라진다.
또한 사기꾼은 반드시 보통사람은 잘 알수 없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금융계, 법조계 용어와 지식을 들먹인다.
그리하여 상대방은 자신의 지식과 능력으로는 이 문제를 해쳐나 갈수 없는 대단히 취약한 상태임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선의를 가지고 당신의 그 위태로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난 나머지는 위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쯤되면 희생자는 자신의 상황을 마치 세상이 끝나기라도 할듯한 끔찍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그런 자신에게 상대방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붙잡고 의지해야 하는 귀한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