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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재상자리에 오른 기린아 "감라(甘羅)"
게시물ID : history_171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스피뉴
추천 : 10
조회수 : 110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7/18 17:39:13
 진의 왕은 정(政)(훗날 진시황)이었는데, 조나라를 향해 칼을 갈고 있었다. 그러자 채택이 연나라와 연합해서 조를 샌드위치 치는 계획을 올리고, 양국은 서로 인질을 교환하기로 한다. 결국 연은 태자 단(丹)을 인질로 보내고 대신 진의 중신 한명을 대신으로 삼기로 한다.


그런데 연에 보내기로 한 장당(張唐)이 배 째라고 드러누웠다. 사실 말이 좋아 대신이지, 상호간 인질이나 다름없는 자리인데다가, 장당은 전에 조나라 침공전에 여러 차례 참가한 바 있는데, 연나라에 부임하려면 조나라를 꼭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대충 돌아가는 꼬락서니만 봐도 연나라와 진나라가 인질을 교환하는 속내가 조나라를 협공하는 데 있다는 걸 조나라가 몰랐을리도 없고 장당으로서는 그야말로 목이 간당간당한 상황이었으니 쉬 수락할 리가 없었던 것.


이 문제로 여불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마침 감라가 보고서 이유를 물었다. 전후사정을 들은 감라는 장당을 설득하겠다 호언장담했고, 여불위는 성공하면 재상 자리에 앉히겠다 약속했다. 정확히 말하면 당시 재상은 여불위였으니 재상은 아니고 공경(公卿) 가운데 가장 높은 직위였던 상경(上卿) 자리를 약속한 것이었지만.


여하간에 감라는 장당을 찾아가 쌩뚱맞게 조상(弔喪)을 하러왔다며 떡밥을 던지더니, 한바탕 이야기를 풀어대는데...


"당신하고 옛날 백기 둘중 누가 더 대단합니까?" (감라)

"내가 백기한테 상대가 안됩니다." (장당)

"여불위하고 옛날 범수 둘중 누가 더 대단합니까?"

"여불위가 더 무섭습니다."

"근데 백기가 범수한테 덤볐다가 죽었습니다. 당신은 대체 뭘 믿고 여불위한테 덤빕니까?"

 
그제서야 장당은 놓았던 정줄을 바로잡고, 감라가 조언한대로 여불위에게 사죄하고 연나라로 떠나기로 한다.
 
 
한편 감라는 여불위에게 장당을 설득했음을 알리고 자신을 조나라에 사신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진에서 연으로 가려면 조를 지나야했기 때문에, 장당은 여전히 사망플래그가 꽂힌 상태라 애초에 이걸 뽑겠다는것.

 
여불위는 이런 감라를 기특하게 여겨 진왕에게 소개했고, 진왕 역시 감라의 재주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렇게 진왕의 사신이 되어 조나라로 간 감라는 조왕을 만나 또 한바탕 이야기를 풀어대는데
 

"진과 연이 인질 교환하기로 한거 아십니까?" (감라)

"네 압니다." (조왕)

"두 나라가 손잡으면 가운데 낀 조나라가 피해입는것도 아십니까?"
 
"그것도 압니다."

"연이 뭐가 예뻐서 손잡겠습니까? 다 땅따먹기입니다.
아예 조나라 땅 다섯 고을만 떼어주십쇼. 그럼 연이랑 동맹을 하지 않을것입니다.
그 다음 조왕께서 연을 쳐서 땅을 더 얻으면 이익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조왕은 진에 땅을 바치고 땅을 받은 진왕은 인질교환을 하지 않았으며, 연에 가지 않게 된 장당은 감라에게 감사했다.
 

 
진과 연의 연합이 파토 나자 조왕이 연을 쳤으며 연은 박살나고 땅덩어리를 크게 넓힌 조왕은 좋아했다.
그리고 큰 공을 세운 감라 역시 벼슬에 오르고 땅을 받았다.
이렇게 전쟁은 모두가 이득을 보고 좋게 끝날리가 없다. 연나라는 뒷통수 맞아서 개발살나고 연나라의 태자 단은 이때 이미 진나라에 인질로 와 있었다. 이후 온갖 고생 끝에 간신히 연나라로 귀환한 태자 단이 이를 갈던 끝에 진시황에게 보낸 복수의 선물이 바로 형가였다.

 
감라는 재능을 꽃피우지도 못한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그가 죽자 하늘이 그의 재능을 시기해서 일찍 데려가버렸다고 사람들이 슬퍼했으며,
이에 대해 암살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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