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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인식조작과 당신이 국민연금을 못받는 이유
게시물ID : economy_17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숲속언덕
추천 : 16
조회수 : 2430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6/01/30 06:01:38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높다는 광고 많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러분의 인식을 조작하기 위한 문구라는 걸 아는 분은 많치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입니다. (헌법재판소 판결문에도 그렇게 나와있습니다.)

사회보험이라는 것은 보험은 보험인데 국가가 강제성을 띄고 운영하는 보험이라는 것이죠. 

근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보험상품중에 수익률이 높다고 자랑하는 상품이 있었던가요?

보험상품들은 보장성에 대해 광고를 하지 수익률이 높다고 광고를 하지는 않습니다.

수익률이 높다고 자랑하는 상품은 저축상품이지요. 

자동차 보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자동차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했습니다. 그러다 어쩌다 사고가 나서 보상금을 받게 되었지요.

계산을 해보니 제가 낸 자동차 보험료보다 보상금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지요. 보험이란 건 사고를 안당한 사람들이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보험료를 몰아주는 방식이니까요.

국민연금도 실제로 같은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여러분이 국민연금을 못받는 이유가 숨어있지요.

국민연금에서의 '사고'란 소득없는 노후를 말합니다. 

고로, 당신이 노후에 소득이 있으면 사고가 난 게 아니므로 연금액이 깎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재혼해서 부양해줄 사람이 생기면 사고가 난 게 아니므로 유족연금이 중단됩니다. 


실제로 여러분이 내고 있는 연금보험료는 어디 안전한 곳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가 여러분께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저축 X)

이미 지금 연금을 타가고 계신 분들께 일부 지급이 되고 있습니다, (보험 O)

물론 전부 다는 아니고 일부가 지급되고 일부는 기금의 형태로 남아있는 것이죠.

그리고 여러분이 연금을 받게 될 나이가 되면, 앞사람들이 다 타가고 남은 돈에 

다음세대가 내는 보험료를 얹어서 연금으로 받으시는 겁니다. 

일종의 다단계 피라미드 시스템인거죠. 나중에 가입할 수록 어마어마하게 불리한 시스템.

그렇기 때문에 앞사람의 보험료를 내줄 필요가 없었던 초창기 가입자는 어마어마한 혜택을 봅니다. 

초창기 가입자는 낸 돈의 8~9배를 타간다고 하죠.

그런데 이걸 가지고 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이 어떤 저축상품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광고를 하는 것입니다.

뒤로 갈수록 점점 혜택이 줄어든다는 얘기는 쏙 빼고 말이죠.

혜택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어느 시점이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게 실제로 손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모든 다단계 피라미드가 그렇듯이 말이죠.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재계산이라는 걸 합니다. 

변화하는 경제지표와 인구변화를 감안해서 연금재정의 미래를 계산해보는 거지요.

가장 최근의 재정재계산은 2013년에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제3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장기재정전망 결과"라는 보고서가 만들어졌습니다.

보고서의 15페이지를 보면 기금이 고갈되는 2060년 적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나와있는데 무려 394조원입니다. 

2015년 우리나라 1년 예산이 375조원이니 거의 우리나라 1년 예산만큼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금을 2배로 인상하던지, 약속했던 연금을 반만 주던지.. 

이 양극단의 어디쯤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더 안좋은 소식은 기금 고갈은 더 빨라질 것이고, 적자폭은 해마다 커질 거라는 겁니다. 

고갈 첫해에 394조원이지, 그 뒤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첫해는 국방이고 복지고 교육이고 다 포기하고 예산 걷어서 연금을 약속대로 지급한다고 해도 

당장 이듬해부터 국민연금 적자만으로 1년 예산이 넘어갑니다.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고갈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고, 기금이 고갈되면 부과식으로 전환하면 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하시는데

그래서 부과식으로 전환하면 세금이 2배가 된다니까요? 

적자폭이 매년 커지기 때문에 2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3배 4배가 될지도 모르는 거구요. 

그렇게되면 근로세대가 반발하게 되고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죠. 

표대결을 해서 근로세대가 더 보험료를 내던지, 은퇴세대가 연금을 더 적게 받던지 결정하게 될텐데,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담세율이 50%를 넘길 수는 없기 때문에 

표대결 결과로 인구가 많은 은퇴세대의 승리가 점쳐질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연금을 깎을 수 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소득없는 노후' 조건을 어떻게 패스해서 연금수급자가 되더라도 이때가 되면 

앞사람들이 다 타가고 뒷 사람들은 더 못내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돈이 없어서 연금을 못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일단 고갈이 되면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겁니다 이게..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었을 때 정부예산으로 지급을 보장하자는 방안이 국회에서 통과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구요.


세줄요약하겠습니다.
1. 국민연금의 높은 수익률은 다단계 피라미드의 초기가입자가 누리는 혜택일 뿐이다.
2. 국민연금공단은 보험을 저축으로 오해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3. 현행 국민연금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여러분의 추천이 후속편을 보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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