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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장난감 파는 이야기
게시물ID : emigration_17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물고기
추천 : 16
조회수 : 1665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6/11 06:33:18
사실 궁금한게 있어서 장난감 게에다 썻는데
흑, 듣고싶은 대답을 얻지못해서 여기다 다시 씁니다.
 
저번에 말씀드린대로 남편따라와서 남편이 하던 장난감가게일도와주면서 케이팝 씨디를 팔고 있어요
 
장난감가게이긴한데
남편이 성공한 덕후 출신입니다.
본인도 유희왕, 포켓몬, 매직더개더링 덕후였다가
가게를 차린케이스.

피규어나 악세사리등도 같이팔고 레고도 팔고해서
편의상 장난감 가게에요.
 
저는 20년전 H.O.T이후 덕질을 한적이 없기에
덕심이라는게 먼지 잘모르는 터라(그때도 엄청난덕후는 아니었음)
덕심이란 무엇인지 어디에서 우러나오는건지 궁금해서
혹시나 알려주실분
그리고 저 카드게임에대해 잘아시는분이 계시면
무슨 원리로 하는건지 어떤 재미가있는지
제가 파는데 도움이 될수있도록 설명을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카드를 사면 그 카드 한장한장의 쉴드가 필요하고 그 카드를 넣을 상자도 필요하고 앨범도 필요하고
따조도 안모으던 저에겐 정말 생소합니다.
 
 
에피소드 1.
지금 와계신 손님인데 포켓몬매니아시고
이근처 어디 빌딩에서 일하시는분같은데 항상 근무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몰래나와서
카드를 아주아주 많이씩사가세요
지금도 포켓몬 프리미엄챔피언팩 20팩이랑 대전세트하나 사가시는데(둘다 한국어버전임)
항상 검은비닐봉지를 찾으세요 ㅎㅎㅎ
사무실들어가야된다고
그분때문에 저희가 검은비닐봉지를 한묶음 샀네요
 
에피소드 2.
한국 물건을 많이 사다가 파는편인데
지난번에 남편과 한국에서 유희왕 프로텍터를 사는데
KC라고 써있는 은색프로텍터가 있었어요(머 카이져 코어퍼레이션이었나 기억은잘안나는데 오글터지는 약자였음)
남편이 이거 너무 오덕후같다고 그냥 10개만 사자고했는데
삼일내로 다팔려버렸다는...
 
남편이 받은 교훈이있어요
아...우리가 덕후를 상대로 장사한다는것을 잊지말아야겠구나....
 
에피소드 3.
처음뵀을때 어떤할아버지가 오셔서 포켓몬카드를 한박스씩(20팩) 사가시길래
손주가 좋아하시나보다했어요
근데 신제품이 나오던 어느날 4시간을 카드도착하길 가게에서 덕후들과 기다리시다가
오자마자 2박스 사시더니 그자리에서 밤 8시까지 까보시더라구요(5시에 신제품 도착)
아주 카드하나하나 보시면서 돋보기끼고 엄청 열심히 카드를 보셨더라능 ㅎㅎㅎㅎㅎ
저는 혹시나 이뻐서모으시나했는데
그분이 워낙 유명하시고 플레이도하시고 현역이시라네요 ㅎㅎ 
 
에피소드 4.
더 방금 있는 따끈한이야기
우리 덕후님들이 오면 카드에 정신팔려서 정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윗도리 자켓 놓고가서 한참있다 찾으러 오는 경우는 빈번한데
2주전인가 3주전에 고딩정도되는 아이가 축구하고바로왔는지
신발 등등 들어있는 보따리를 들고와서 카드를 신나게 사고 까보더니 보따리를 놔두고 그냥갔어요
떠나고난후 보따리가 있는걸 제가봤는데
머 가다가 생각나면 오겟지하고 기다린게
지금 3주가 다돼가네요
설마 여기다 놓고간지모르고
온갖데를 다 뒤지고 보따리..제보따리 못보셧어요? 제보따리? 하고다니는건 아닐까내심 걱정이되기도 하고..ㅎㅎ
남에 거라 막 뒤져볼수도없고 의도치않은 물품보관소가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5.
 
손님들이 누구와 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매우다릅니다.
- 유모와 아이: 아이는 고르기만하고 유모는 돈만냄. 가끔 유모가 살짝 한심한 표정을 짓기도함. 난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넌 참 팔자도 좋다 싶은 느낌이랄까요?
- 엄마와 아이: 아이가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눈이 돌아가면 엄마가 너지금 이거 사러왔어 안돼 이거하나만사! 혹은 너 만원치만 사기로햇어 이건 만천원이야!안돼! 그러면서 아이가 딱사고싶은거만 사게함
-아빠와 아이: 우리 이거같이볼까? 우와 이런것도있네 (같이구경중) 이거도 살까 그래 그럼 하나만 더사는거다 잘햇어 !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와 아이: 아이고 우리강아지이이이 이것도같고싶어요? 저것도 같고싶어요? 아이고 우리강아지 갖고싶은것도 많네에에 할미가 이거만 사주러왔는데 우리강아지가 이거까지 사달라고하니 사줘야겠네 근데 세개는 안돼요오 할미 돈없어(얼굴에 미소만연) (계산후) 우리강아지 그렇게좋아요? 아이구구구구 이뻐라 사랑해애(웃음 만연)
- 남학생들: 야이 xx으ㅡ흐헿헤헿 허허허허흐흐흐헤 (삐~~삐삐~~~삐이이이~~~~)(좋은카드가 나와도 욕 나쁜카드가나와도 욕 재밌어도 욕 아무일 없어도 욕)
 
 
에피소드 6.
방금 있었던일(쓰다보니 시간이 지나고있어 손님들이 자꾸바뀝니다)
아들둘과 엄마가 유희왕을 사러왔습니다.
우리가게는 영어, 스페인어, 한글버젼의 카드가 있는데
한글버전이 제일쌉니다.
아들은 싸고이쁜 한글어버젼 유희왕카드가 탐났는지
 
-아이: 엄마 나이거살래 나한글알아 한국어좋아해
-가게주인(남편): 한글읽을줄알아?
-아들: 읽을줄을 아는건 아니고 같은반에 한국 애가 있어요!!!
- 가게주인(남편): 이거 앞에 머라고 써있는지 읽으면 이카드 공짜로 줄께
- 아이: (대흥분)우와어으어으어..(그러나 읽을줄모름)
 
다들 빵터졌어요 ㅎㅎㅎㅎ
 
-아이 엄마: 너 이거 사면 예산초과야
-아이: 집에돈있어요!내가 엄마한테 갚을께
-아이엄마:(이미 아들이 한글못읽은거땜에 빵터짐) 알았어 엄마 돈많이없으니까 집에가서 갚아
 
결국 한국어버젼 카드까지 사가지고갔네요 ㅎㅎㅎㅎ
 
 
 
저는 특별한곳에 빠진 덕후가아니라서
덕심이 매우 궁금하고
또 더 잘 소개해드리고 알고싶어서
잘아시는분들의 설명이 정말정말정말 궁금합니다.
 
장난감가게에서 일하는거 되게 행복해요
물론 장사가 안될땐 속상하고 초조하고 재고볼때마다 갑갑할때도있지만
파는사람 사는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가게 인것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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