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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비를 절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이유
게시물ID : history_16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amtalker
추천 : 4/4
조회수 : 173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7/10 13:03:52
나도 어린시절에는 조조가 유비보다 낫다고 생각했는데 커갈수록 유비가 정말 독특한 캐릭터임을 깨닫게 된다. 그 이유는 몇가지 있다.

첫번째. 조조같은 유형의 사람은 인류사에 많다. 자기자신이 다재다능하고, 그 능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권력을 창출해낸 사람. 한국가의 시조는 대부분 이런 유형의 사람이다. 반면 유비같은 유형의 사람은 극소수이다.

두번째. 삼성 이건희가 사장단과의 회의에서 말을 한것이 뭐냐면, 당신들이 머리가 나쁘면 머리가 좋은 사람을 두고 써라 이것이다. 실질적으로 지도자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적성은 사람을 부리는 능력이지, 일을 하는 능력이 아니다. 즉 좋은 사람을 알아보고, 그 사람을 쓰고, 혹시 자신이 무능력한 사람을 썻다면 그 실수를 인정하고, 그 사람을 그 자리에서 내리는게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적성이다. 지도자는 군대를 지휘할 필요가 없다. 경제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국가대계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런 것에 전문적인 사람을 쓰면 되는것이다.

조조같은 유형의 사람은 다재다능하기 때문에 자기가 나서서 하면 잘 되지만, 자기가 신경쓰지 못하는 곳은 잘 안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직권력의 근원이 본인 스스로의 다재다능함에 있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낳은 재능을 가진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한다. 그래서 조조는 양수를 죽이고, 예형을 쫒아버린것 아닌가.

반면 유비조직의 권력근원은 유비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그가 가지는 인재활용에 있다. 까놓고 말해 유비는 무능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조직의 힘은 유비가 좋은 인재를 고르고 그들을 활용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머리가 나쁘면, 머리 좋은 사람을 쓰면 되는것이고, 군대지휘를 잘 못하면 지휘 잘하는 사람을 쓰면 되는것이고, 인재를 잘 모으지 못하면, 인재 등용을 잘하는 사람을 쓰면 되는것이다.

초한기에서 유방과 항우를 비교하는 글을 볼때, 항우는 범증 한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유방은 장량,한신,소하를 잘 썻기 때문에 이긴것이라고 나와있다. 항우의 능력은 수십배나 되는 군대를 밥먹듯이 깨부술정도로 독보적이였지만, 그는 사람을 볼줄 모르고, 사람을 쓸줄 모르고,사람에게 맡길줄을 몰랐기 때문에 비참하게 당할수 밖에 없었다.

조조같은 유형의 사람이 이끄는 조직은 초기에는 매우 빨리 성장하지면 조직이 매우 커지면 지도자 본인이 일일히 신경쓰지 못하므로 한계를 드러내지만, 유비는 정확히 그 반대이다. 시간이 갈수록 들판에 불을 놓은것처럼 그성장이 더 빨라지는것이 유비같은 사람이 이끄는 조직이다.조조가 유비를 경계한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세번째. 유비는 민본주의적인 지도자였다. 유비는 배신을 여러번 했다. 원소,조조,여포,유장 등등 물론 그 배신에는 배신할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유비는 민중을 배신한적은 한번도 없다. 조조가 신야를 공격할당시 10만 민중이 조조에 대한 공포때문에 유비를 따라갔다. 민중을 방패막이로 사용한것이다 라는 주장이 있지만 상식적으로 10만명을 달고가는것이랑 군대만 가지고 도망가는것이랑 어느쪽이 더 빠른지는 말할가치도 없으며, 더군다나 10만명 속에는 유비 본인의 가족이 함께 있었다. 유비본인이 후흑한 인물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만이 알겠지만, 후흑이라고 해도 이정도면 더 이상 말할 도리가 없게 되는것이다. 그 선조 유방이 부하를 토사구팽하고, 자기 가족조차 수레에서 내던지면서 도망을 쳤지만, 단 한번도 민중을 버린적이 없다는 것을 보면 유비와 유방은 동질성을 지닌다.

즉 유비나 유방같은 타입의 사람에게 있어 민중은 항상 부하나 가족보다 우위에 있는것이다. 이러니 민중에게 사랑을 받을수 밖에 없고 2번째 특징과 결부되면 조금만 내버려도 둬도 금새 성장할수 밖에 없는것이다.

유방은 항우에게 이겼지만 유비는 조조를 이기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보자면 조조는항우보다 머리를 쓸줄 알고 그래도 자신의 능력 내에서는 사람을 쓸줄 알았다. 조조가 가진 인재풀은 항우보다 더 넓었다. 항우는 범증 한사람이였지만 조조의 인재풀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유방은 거사 초기보터 소하와 장량을 얻음으로서 조직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조언을 얻을수 있었지만 유비가 제갈량을 얻은것은 한참 늦은 뒤였다. 더군다나 유비에게는 소하나 한신과도 같은 타입의 신하가 없었다. 소하는 경제전문으로서 유방에게 보급이 끊기지 않게 해주었으며, 한신은 굉장힌 전술가로서 명장이였다. 반면 유비에게는 관우,장비,조운등이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한신과도 같은 전술적 역량이 부족했다.

그러한 차이가 유비가 조조에게 이기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조조사후 사마의의 권력찬탈, 5호16국으로 이어지는 수백년의 난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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