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북유게 옹호론자에게서 "닉네임에 혐오가 가득하시네요" 라는 말을 듣고 약간 어이가 없음과 동시에,
또 틀린말은 아니라서 잠깐 벙쪘습니다.
북유게가 일베, 여시를 혐오하고 그 자체만으로 차단사유였을 정도로 악질적인 사이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걸 제 닉에 넣어서 활동하는 것은 그들을 게시글과 댓글로 비판하고 규탄하는 것과는 또 느낌이 크게 다릅니다.
원래 제 닉네임은 DoubleKiss 였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생전 처음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었던 노래의 제목이었고, 아무도 모르지만 제가 가장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그래서 오유에서 글작성을 하거나 댓글을 달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선율이 언뜻언뜻 생각이 나서 뜬금없이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북유게에서 오유를 조리돌림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오유 위에 군림하려드는 스탠스를 취했고,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시게에 상주하는 것에 크게 분노하여 DoubleKiss를 내려놓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습니다.
과학도로서 K값 사태에도 크게 분노했지만,
그 때는 이미 저보다 더 학문적으로 깊이있는 분들이 앞장 서주셨기에 댓글로 그 분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 중 주축이었던 몇 분이 이번 사태에 역으로 차단당하는 것을 보고 제 인내심은 한계에 다달았고,
저에겐 최후의 보루였던 닉네임 변경을 강행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북베충척결]이라는 닉을 달고나니까 글을 쓰고 댓글을 달 때마다 그들과 옹호자들에게 더 분노하게 되는 등
매 순간 감정이 더 빠르게 소모됨을 느낍니다.
처음엔 사이트의 정상화를 조금이라도 촉진시키기 위해 사태의 핵심 중 하나를 닉네임에 넣어야겠다, 그런 의도로 닉변을 했지만
사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북유게를 옹호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하고나선 무력함과 허무함까지 느낍니다.
네, 저는 이미 제 풀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틀린 것 같고, 제 분노 가득한 닉네임이 저를 갉아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의미없는 짓도 슬슬 그만둘 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