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게 분리를 찬성하고 있지만, 이건 다른 실현가능한 대책이 없어서지, 사실 지금도 게시판 분리가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바라는 건 시게 내 극단적인 유저들을 싸그리 숙청함으로써 이렇게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사게시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입니다.
시사, 정치에 대해 다양하고 건강한 의견들이 오고갈 수 있는 성숙하고 생산적인 토론의 장으로요.
그 편이 아직 소수로나마 남아있는 온건한 시게 유저분들까지 감안한다면 더 좋은 방향일 겁니다.
하지만 이미 시사게시판은 과격론자들의 끊임없는 행패로 인해 회생불가 상태로 접어들었고,
결국 그들은 사태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심각해지는 것을 자초했습니다.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 때까지 본인들이 사이트 곳곳에 뿌리고 다닌 구정물이 처음으로 흘러넘치기 시작한 거죠.
거기에 운영자 및 관리자의 편파적인 잣대까지 적용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하여 시게 자정작용의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포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저처럼 지켜보고 있던 많은 유저들까지 분노하게 되어 결국 분리 여론으로 굳혀지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최대 피해자는 다른 게시판 유저들도 아닌 바로 시게에 남아있던 일부 온건파 시게 유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사태가 수습되고 여론이 반영되어 분리가 되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게 자체를 갈아엎지 않는 이상 분리 이후 시게의 갈라파고스화는 심화될 것입니다.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만에 하나 기적적으로 관리자 개입으로든 자체 자정작용으로든 극단적 시게 유저가 배제되는 분위기가 뒤늦게나마 형성되고,
당장은 비중이 적은 일부 온건한 시게 유저의 비율이 점점 늘어난다면
장담컨데 다른 게시판 유저분들도 분리된 시게와 다시 재결합하는 것을 찬성할 것입니다.
상황이 이런 와중에 시게를 규탄하는 것에 동참해주신 일부 온건파 시게 유저분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그 분들에겐 특히 감사하는 마음이고, 한 편으론 죄송한 마음입니다.
모쪼록 다들 좋은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