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역사 전공자도 아니요, 몇몇 굇수님들 처럼 중국어 원서를 해석할 줄도 모르고, 그 당시 사회상과 사서를 연결시켜 생동감있는 역사를 보여드리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 합니다.. ㅎㅎ
그냥 삼국지를 좋아해서 남들이 번역해준 사료를 가볍게 찾아 읽는 정도 수준입니다.. ㅎㅎ
요즘 삼국지가 가끔씩 베스트에 올라가는 것을 보고 부족하나마 제가 아는 사실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혹시라도 제가 틀린부분, 추가해서 알려주실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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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가 소설이라고 하던데?
이는 요즈음 인터넷 등으로 소위 삼국지를 좀 봤다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흔하게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오유에서도 이에 관련된 글들이 요즘 베스트로 많이 올라오더군요.. 댓글란에는 몇몇 굇수 분들도 보였습니다.,.
뭐 다들 '삼국지 연의' 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최소한 뭐가 정사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제일 잘아는, 나관중- 모종강본 을 기반으로
한국에서는 장정일도 쓰고 이문열도 써본 그 삼국지 말입니다.
이제는 쉰 떡밥이라 사실 거의 대부분 알고계시겠지만, 저 삼국지 연의는 픽션, 정확히는 팩션입니다. 즉, 사실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허구가 가미되었죠.
간단히 말하자면, '삼국지 연의' 는 '정사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여 허구를 가미한 소설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삼국지 연의야 뭐 다들 아시겠지만, 삼국지의 시대가 끝나고 천년 정도 지나서 명나라 사람인 나관중이 지은 소설입니다.
그렇다면, 나관중이 그냥 바로 역사서를 보고 만들었느냐? 그건 아니고, 삼국지 연의의 소재 자체(촉한정통론, 신산 제갈량..)은 삼국지 평화 라는 민담으로 민중들 사이에서 화자되고 있었습니다. 나관중은 이러한 민간에 돌아다니는 판본을 엮고, 필력을 발휘하여 소설로 엮어낸 것이지요.
연의에 대한 얘기는 이쯤 해 두고..
그렇다면, '삼국지 정사'는 무엇일까요?
뭐 요즘 많은 분들이 얘기해 주시는 , '사실 삼국지 연의의 누구는 정사에서는 이랬다!' 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 이겠죠..
저희가 그 당시로 돌아가서 살아갈 수는 없으니, 당연이 그 정사는 역사서 겠지요. 와 신난다 정사만 걍 띡 읽으면 끝!
.... 이면 좋겠지만, 이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삼국지의 시대는 후한부터 시작해서 위-진-남북조 중 위-진까지 포함하는 만큼 다양한 사서가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간단하게 어떤 사서가 있는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후한서
말 그대로 후한을 다룬 사서 입니다. 삼국지의 시대와 일부 겹치죠.. 영제 말 십상시가 권력을 잡고, 군웅이 일어나고, 뭐 이런 내용들은 단순히 삼국지에 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후한서에도 있습니다.
후한서는 당대에 채옹 등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서 총 8가지 버전의 후한서가 존재 했었으며, 이후 송나라의 범엽이라는 자가 채옹의 것을 제외한 7가지 버전을 모아서 사서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앞의 7가지 사서는 없어지고, 현재는 범엽의 것만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왕의 통치 기간을 순서대로 서술해 주는 본기, 그리고 개인의 열전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기는 대학교 도서관을 찾아 보셔요.. 열전 같은 경우에는 능력자 분들 덕분에 일부 웹상에서 번역된 것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자치통감
자치 통감은 사마광이라는 사람이 송나라 시절에 쓴 역사서로, 단순히 삼국지의 대상이 되는 시대 뿐 만 아니라, 송이 건국되기 직전 까지의 역사에 대해서 기록한 사서 입니다. 분량이 엄청나죠. 서른 몇권인가 되는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나라는 2009년에 완역이 되었으니 대학교 도서관에 한번 가보세요.
자치 통감은 사마광이라는 사람이 송나라 시절에 쓴 역사서로, 단순히 삼국지의 대상이 되는 시대 뿐 만 아니라, 송이 건국되기 직전 까지의 역사에 대해서 기록한 사서 입니다. 분량이 엄청나죠. 서른 몇권인가 되는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나라는 2009년에 완역이 되었으니 대학교 도서관에 한번 가보세요.
뭐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왕이 읽어야 하는 도서로 지정되었던 것으로 매우 유명하고, 그 신뢰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조선에서는 이 자치통감이 너무 길고 어려워서 그 해석을 달아놓은 버전(요즘으로 치면 청소년을 위한 xxx 같은 느낌?)
만 공부하고 과거를 보곤해서 당대의 석학이 한탄했다고 합디다..
중요한 점은, 자치통감은 그 서술이 시간 단위로 서술이 되어 있습니다. 편년체 라고 하던가요?... 한자에 약해서..
예를 들면 영제 xx년 황건적이 들고 일어났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특정 사건이 일어났을 시점을 파악하는 것이 상당히 쉽습니다. 이 얘기는 뒤에가서 더 하도록 할게요.
3. 삼국지 정사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가장 많이 들어 보셨을 매체인 삼국지 정사 입니다. 당시 촉에서 진으로 넘어간 진수라는 학자가 쓴 사서입죠.
삼국지 정사는 위서, 촉서, 오서로 나누어서 해당 국가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진수가 해당 인물에 대해서 간략한 평을 달아놓았습니다.(ex_장비전,관우전, 이런 식으로요.)
가장 유명한 만큼, 한국에서도 번역본이 존재합니다만은, 번역본이 배송지주를 툭툭 떼어먹고 서술한 바람에 빛을 바랬죠.
사서가 엄청 많죠? 이 세 사서만 보아도 이미 맛탱이(?)가 갈 정도지만, 사실 이 외에도 사실 더 많은 사료가 존재합니다.
일단 국내에 번역되어있고, 제가 자료를 구해볼 수 있었던 사서는 이 세개가 끝입니다.
이 세개의 사서 외에 삼덕질을 하기에 유용한 자료는 하나 더 존재합니다.
4. 배송지 주
앞서 언급한 진수의 삼국지 정사를 논할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배송지 주 입니다.
배송지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지금 제가 하는 삼덕질을 체계화 시키고, 정리하신 삼덕의 아버지 같은 분 입니다.
삼국지 정사에서 ~~한 서술이 있다고 한다면 그 서술, 혹은 인물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당시의 상황에 맞추어 왜 그랬다는 추측이라던지,
혹은 세간에 도는 소문에 대한 반박이라던지, 하는 것들을 그 근거와 함께 서술해 줍니다.
물론, 사서는 아니지만, 삼덕질을 할 때 배송지를 빼놓고 논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김운회, 나그네 등 자칭 삼국지 논객들의 썰과는 그 질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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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사서들을 바탕으로 실제로 삼국지의 인물이 어땠나를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요?
원소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원소는 후한서, 정사 삼국지에 모두 이름이 걸려 있습니다. 따라서, 두 사서의 원소전을 일단 찾아봐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드렸다시피 두 사서는 모두 '기전체'입니다. 단순히 원소전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의 열전에서
원소를 언급한 일이 있는지 살펴봐야 겠지요. 원소의 경우, 마지막 적이었던 조조의 열전 즉, 정사 삼국지의 무제기 역시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 원소와 조조 사이의 관도 대전의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각 진영의 모사, 무장들의 열전 역시 살펴보아야 겠지요.
이러한 사서를 기반으로 하여 삼국지의 인물의 보다 역사적인, 사실적인 모습을 약간의 상상력과 함께 생동감있게 묘사해 낼 수 있을 것 입니다.
다음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실제로 한 인물에 대해서 허접하게나마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혹시 추천해주고 싶은(ㅠㅜ) 인물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셔요!
없으면.. 할 수 없죠..
긴 잡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삼국지 사서에 대해서 더 관심있는 분들은 여기 가보셔요. 전 파성넷 시절에 여기서 삼덕질을 조금이나마 시작했습니다.
굇수분들도 많고, 사료 역시 많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