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극대화 가설은 미국의 수리 물리학자 에드윈 톰프슨 제인스(1922~1998)이 제안한 것으로, 비평형 물질 에너지계는 엔트로피 생성속도가 최대인 상태를 취함으로써 최대한 빨리 평형 물질 에너지계로 도달하려 한다는 가설이다. 비평형 에너지계가 엔트로피 생성을 최소화 하기는커녕 오히려 극대화 하려 한다는 이 엔트로피 생성 극대화 가설의 매력은, 이 가설이 ‘왜 물질 에너지계가 평형에서 멀리 벗어 났을 때 질서 있는 패턴이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은 직관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현상이다. 우리는 보통 평형에서 멀어진 계는 혼돈으로 빠져 들리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현상은 (실제 아니지만)열역학 2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도 보인다. 엔트로피가 그냥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의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그로부터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가 생성될까? 제인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 답은 무질서한 상태보다 질서 있는 상태가 엔트로피 생성에 더 효율적이다는데 있다. 이 가설이 참이라고 가정하고, 어떤 계가 에너지를 많이 축적하고 있어서 그것을 방출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에너지 방출 극대화를 통한 엔트로피를 최대 속도로 생성하는 과정은 '구조화된 에너지 방출 통로'를 통해 이뤄질 수 있으며, 이 구조화된 에너지 방출 통로가 질서로 관찰이 된다 (마치 무질서한 자잘한 번개 보다는 질서가 있어 보이는 큰 번개 한방이 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방출할 것 같듯이). 로드 스웬슨의 말을 빌리면 세상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에너지를 소모시켜, 무질서화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질서를 생산한다. 그리하여 세상이 질서화 되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사실 세상의 엔트로피 증가속도, 또는 에너지상의 무질서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엔트로피 극대화 가설의 발상에서 한참 더 나아가 헤럴드 모로위츠(1927~)는 생명체도 비평형 상태에서 엔트로피 생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규칙성과 구조의 사례라고 주장한다. 생명체는 스웬슨이 말했던 불가피한 질서, 죽 우주가 기회를 얻자마자 터뜨리려고 기다리던 질서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모로위츠에 따르면, 초기 지구는 에너지를 너무나 많이 저장하고 있었고, 엔트로피 극대화 가설에 따라, 그것을 발산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풍부했지만, 분자들이 직접 반응하는 과정은 너무나 느리다. 모로위츠의 주장에 따르면 생명체는 어쩌면 그 과정(수소와 이산화 탄소의 반응)을 좀더 쉽게 진행시키기 위해 탄생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생명체는 일종의 피뢰침으로, 즉 질서를 사용하여 엔트로피 생산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 초기 지구에 등장했을 지도 모른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모로위츠는 '생명체를 포함하는 지구권이 완전한 무생물 상태의 지구권 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즉, 엔트로피 극대화 가설에 따르면 지구의 엔트로피는 점점 높아지면서, (엔트로피가 최대한 빨리 극대화 되려는 성질에 의해서) 부분적으로 물질 에너지계의 질서는 점점 정교해 진다. 물질이라는 세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성분의 보편적인 성질을 다루고 있는 이 엔트로피 생성 극대화 이론(가설)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지구에 왜,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했는지, 그리고 왜 생명체는 굳이 생존하려 하고 번식하려 하는지 같은 생명체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참조, 흐름: 불규칙한 조화가 이루는 변화-필립 볼)
엔트로피 극대화 가설: 비평형 물질 에너지계는 구조화된 에너지 방출 통로 구축을 통해 엔트로피 생성속도가 최대인 상태를 취함으로써 최대한 빨리 평형 물질 에너지계로 도달하려 한다는 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