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은 1000명당 1~2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그만큼 질환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단순히 피곤해서, 저녁에 잠을 푹 자지 못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운전이나 심한 야외활동 등 위험한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가장 큰 특징은 낮에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졸음이 쏟아지는 질환이다. 핵심은 전날 푹 잤음에도 졸음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정한 통증을 동반하거나 외형적으로 이상이 나타나는 질병이 아니므로 치료 역시 쉽지 않다.
허나, 기면증이라고 해서 극심한 졸음이 반드시 동반되는 것은 아니며, 약한 정도의 졸음이 있고 밤에 늦게 잠들고 얕은 잠을 자는 특징을 보이는 환자 유형도 있다.
기면증의 주요 원인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에 장애가 발생해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하이포크레틴의 양이 저하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포크레틴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호르몬으로, 실제 기면증 환자의 뇌를 연구하면 이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정상인보다 많이 줄어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하이포크레틴이 줄어드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낮 동안 참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만성피로와 가위눌림,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 근육이 일그러지거나 온 몸에 힘이 빠져 쓰러지는 탈력발작은 주로 급격한 감정 변화의 자극으로 운동근육이 이완돼 발생한다. 깊이 잠들지 못해 환각과 착각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탈력발작, 가위눌림 등이 진단의 필수요소는 아니다.
기면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객관적인 증명이 필요하다. 1박 2일에 걸친 수면다원검사(야간 수면 질 평가)와 입면기 반복검사(낮 시간 졸음 평가)를 통해 증상의 정도를 파악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치료에는 중추신경자극제가 주로 사용된다. 주로 모다피질 등의 각성제가 사용되며 뇌 속에서 도파민, 세로토닌 등 각성물질 분비를 유도해 깨어 있음을 인지하도록 해준다. 의존성, 중독성이 거의 없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적은 편이라 청소년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흔히 기면증이라고 하면 걷다가 잠이 드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며, “낮 동안 심한 졸음으로 일상생활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